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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동]'문제없다'던 정부…현실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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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진드기 없애기 위해 관련 살충제 사용해

▲닭 진드기는 낮에는 계사에서 군집을 이뤄 서식하고 밤에만 닭을 흡혈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사진제공=한국소비자연맹]

▲닭 진드기는 낮에는 계사에서 군집을 이뤄 서식하고 밤에만 닭을 흡혈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사진제공=한국소비자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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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닭에게는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Fipronil)이 국내 산란계 농장에서 검출되면서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계란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국민이 먹는 것은 물론 빵 등 가공식품에도 다양하게 사용되는 '국민 식품'이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이 같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프로닐은 지난 몇 년 동안 문제가 됐던 살충제이다. 지난해 살충제 계란 문제가 터졌을 때 정부는 전국 산란계 농장의 4%에 불과한 60곳을 대상으로 피프로닐 잔류물질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피프로닐은 검출되지 않았다. 고작 4%에 불과했던 검사를 두고 '문제없다'고 정부는 되풀이했다.
그 사이 산란계 농장에서는 '입소문'으로 닭의 진드기를 없애는데 피프로닐이 좋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퍼졌다. 실제 이번에 피프로닐이 검출된 경기도 남양주의 농장주는 "이웃 농장에서 진드기에 좋다고 해서 사용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해당 살충제를 사용한 농가가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부의 발표와 달리 일선 농장에서는 피프로닐 사용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실제 통계로도 이 같은 현상은 드러났다. 지난 4월 한국소비자연맹은 '유통달걀 농약관리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 연구소는 지난해 산란계 농장을 탐문 조사했는데 닭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 등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61% 정도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했던 박용호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정부의 '문제없다'는 발표와 달리 그동안 산란계 농장에서는 관련 살충제를 사용해 오고 있었다"며 "식약처와 농식품부가 협력해 이번을 계기로 잔류농약 검사는 물론 검사 시스템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닭 진드기를 방제하기 위해 닭의 몸과 계사에 여러 가지 농약을 돌려가면서 직접 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극히 일부 산란계 농가는 불법 유통된 농약을 사료에 섞어 먹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농가나 소비자·유통업체 등 누구나 쉽게 계란 등 축산물의 잔류농약 분석을 저렴한 비용으로 의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밀집 사육으로 달걀을 생산하는 국내 양계장의 특성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닭 진드기의 감염률이 매우 높다"며 "국립축산과학원의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 국내산 닭의 진드기 감염률은 94%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진드기 감염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축산농가에 대한 사용농약, 농약의 사용방법과 주기, 품질과 유해성 등 적합성에 대한 전면적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더 빨리 계란 살충제에 대한 본격 조사와 시스템을 바꾸었다면 문제가 된 계란의 대량 유통은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소비자들은 정부의 이 같은 안일한 대처방식이 불안감을 더 키우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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