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단속…"정책도 안 좋고, 현금 완납도 안 돼"
카드결합, 중고폰 프로그램 적극 추천
붉은 액정 이슈…관망하는 소비자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방통위 단속 때문에 현금 완납은 안돼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삼성전자 '갤럭시S8' 출시 첫 주말인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잠잠했다. 갤럭시S8은 예약 판매만으로 100만대가 신청되면서 이번 첫 주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과열 양상은 보이지 않았다.
A 매장 관계자는 "KT, LG유플러스는 아예 현금 완납을 안 받고 있다"며 "아직 방통위 지침에 따라 세부 내용이 안정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8일 갤럭시S8 출시 당일 방통위는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이동통신사에 특별 모니터링을 주문했다. 오는 30일까지 '현금으로 구입한 건에 대해 가입자 개통처리리스트를 일일단위로 제출', '현금 계좌이체에 대해서는 모 대리점 법인가상계좌로만 수수하도록 하고, 국세청 현금영수증 발급 내역을 함께 제출' 등을 요청했다.
대신 신도림 테크노마트 판매점들은 카드결합,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등 실구매가를 낮출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적극 설명했다.
B 매장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만들거나 1년 후 새 폰으로 바꾸는 상품으로 가입하면 갤럭시S8이 공짜"라며 "10명 중 7명은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에 가입하고, 직장인들은 신용카드 결합해서 할인을 받는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결합 프로그램은 매달 일정 금액을 쓰면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상품이며,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은 1년 동안 보험료를 낸 뒤 현재 쓰는 스마트폰을 반납하는 대신 남은 할부금 없이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B 매장 관계자는 "정책이 안 좋아 수 십 만원을 내고 사는 고객이 별로 없다"며 "이통사들도 카드결합이나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에 더 많은 혜택(판매장려금)을 주기 때문에 기기값이 0원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 직원이 조심스럽게 보여준 단가표에 따르면 카드 결합을 할 경우 장려금이 7만원, 중고폰 보상프로그램으로 가입할 경우 12만원이 더 책정 돼 있었다. 그만큼 불법 보조금이 더 책정된 것이다.
이동통신 유통협회 관계자는 "이동통신3사들은 번호이동, 기기변경, 신규가입 모두 방통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수준의 리베이트(판매장려금)를 줬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결합 상품을 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장 곳곳에서 갤럭시S8에 나타난 붉은 액정 현상에 대해 문의하는 소비자를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주 중 디스플레이 색 보정을 보다 더 세밀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적화 업데이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아니라는 우려도 있었다.
C 판매점 관계자는 "갤럭시S8을 사려고 온 손님이 붉은 액정 때문에 안사는 건 아니지만 꽤 많은 고객이 와서 붉은 액정에 대해 물어봤다"며 "게다가 현재 정책도 그렇게 좋지 않아 우선 당장 갤럭시S8을 구입하는 것보다 당분간은 지켜보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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