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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핫피플]"섬세함·역발상…여행용 캐리어 1위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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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현 CJ오쇼핑 패션·잡화 상품기획자(MD)

고가전략·노세일 '미친 전략' 통한 대박 사나이
론칭 방송 1시간만에 여행용 캐리어 3000개 팔려

손용현 CJ오쇼핑 패션잡화부문 상품기획자(MD)

손용현 CJ오쇼핑 패션잡화부문 상품기획자(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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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백인백, 백팩, 여권지갑 등 전부해서 28만5000원. 이 구성의 이 가격은 우리만 가능해요. 단추 하나에도 브랜드를 넣어 정체성을 높이고자 했어요. 가방을 열어보면 별자리가 수놓아져 있습니다. 참 예쁘죠."
스포츠머리의 다부진 체격의 중년 남성이 '내셔널 지오그래픽' 여행용 캐리어에 대해 여자보다 더 꼼꼼한 설명을 늘어놨다. 손용현 CJ오쇼핑 패션ㆍ잡화 상품기획자(MD) 얘기다. 고등학교 체육선생님이 연상되는 첫 인상의 그는 주로 여성 고객들을 상대하는 홈쇼핑 MD다. 그 중에서도 보석 전문 MD다.

"보석은 겉만 봐도 화려하고 예쁘죠. 하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더 놀라운 세계가 펼쳐져요. 다이아몬드 내부를 들여다보면 또 다른 우주가 있는 것 아세요? 루비는 은하수를 품고 있어요."

손 MD는 군 제대 후 시계 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보석과 연을 맺게 됐다. 국제보석감정사 자격증을 따고 다이아몬드를 취급하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다 홈쇼핑에서 보석을 유통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전문 MD로 특채 입사했다. 보석 담당 15년 경력의 그가 최근 세운 기록은 '분당 1억, 주문금액 70억원'이다. 보석은 먼저 주문을 받고 제작하기 때문에 주문금액이 곧 매출이며, 매출 70억원은 대박을 친 수준이다.
보석으로 승승장구하던 그의 눈에 여행용 캐리어가 들어온 것은 2014년이다. 그는 "당시 CJ오쇼핑 여행용 캐리어 부문은 별도 카테고리조차 없을 정도로, 경쟁사 중에서 가장 뒤처졌다"며 "열위 카테고리를 살리고 싶다는 마음에 홈쇼핑 시장을 지배하던 A브랜드에 도전장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 더네이처홀딩스로부터 '내셔널 지오그래픽' 라이센스를 받아 여행용 캐리어를 개발했고, 2년 만에 '론칭 방송 1시간동안 3000개 이상 판매', '누적 매출 350억원 달성', '홈쇼핑 여행용 캐리어 시장 1위 탈환', '반품률 1.5배 개선' 등의 기록을 세웠다. 특유의 섬세함과 역발상으로 350억원 규모의 여행용 캐리어 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역사를 쓴 셈이다.

성공비결은 역발상에 있었다. 기존 시장을 독식하던 A라는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의 우위를 점하고 있어 차별화가 무엇보다 중요했고, 결국 정반대인 고가전략을 폈다. 캐리어 겉 소재는 방탄유리의 소재를 사용하고, 유해물테스트 인증도 받았다. TV판매방송에서 쇼호스트가 처음 내뱉는 말은 '저희 앞으로 세일 안합니다'다. 홈쇼핑에서 노세일방침은 미친 공략으로 취급되지만, 미친공략은 통했다.

섬세함도 또 다른 비결이다. 손 MD는 여자를 잘 안다고 공언했다. 여자를 잘 아는 그는 맨 먼저 '여자들은 예쁜 것만 좋아해' 보다 '어떻게 하면 여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다음은 주 타깃층이 중고등학생의 자녀를 둔 30~40대 주부들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노세일 정책'도 주부 심리를 공략하기 위한 한 방편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좌절은 없었을까. 신기록의 주인공인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점은 편견이었다. 손 MD는 "터프하게 생긴 남자가 주얼리를 팔겠다는 데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며 "주얼리가 잘 팔리다가 어느 날 안 팔리면 '남자라서 그런가'라는 말을 듣게 되더라"라며 안타까워했다. 현재 그는 이러한 선입견을 하나씩 깨트리고 있다. 여자들은 예쁜 것만 좋아할 것이라는 통념을 부수고 내놓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여행용 캐리어의 높은 인기가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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