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입찰 마감 때까지도 참여여부를 밝히지 않은 삼성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매각 공고가 나온 직후부터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인수 이후 구체적인 개발계획까지 내놨을 정도. 현대차그룹이 밝힌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조성안을 보면, 해당 부지에 그룹 주요 계열사를 한데 모으는 한편 인근 코엑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문화ㆍ생활 컨벤션 기능을 갖춘 자동차 랜드마크를 짓는 쪽으로 모아진다.
현대차는 당초 성수동 뚝섬부지에 대규모 빌딩을 짓고 본사로 쓰는 방안도 추진했으나 서울시 방침으로 계획이 무산됐다. 이번 삼성동 부지 입찰에 적극 뛰어든 배경이다.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5위권에 걸맞게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자동차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복안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이나 BMW, 벤츠, 도요타 등 세계 유수 업체는 본사나 인근 공간을 활용해 출고센터, 박물관, 전시장 등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가치를 고객에 주고 있다"며 "반면 국내 대표 자동차그룹인 현대차그룹은 공간적 한계로 브랜드 가치경쟁에서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전 세계 각지에 생산ㆍ판매망을 갖춘 만큼 대규모 컨벤션 수요는 상당하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현대차가 해외에서 진행한 행사만 270여 차례, 인원으로는 2만8000여명에 달했다. 기아차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까지 더하면 연 7만~8만명의 행사를 해외에서 치렀다. 숙박이나 관광, 쇼핑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치 못해 그랬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인수 후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를 지을 경우 각종 해외행사를 국내에 유치하는 등 2020년께 10만명 이상이 한국을 다녀가 1조3000억원 정도의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를 짓는다면 대규모 부가가치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내 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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