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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정신건강에 효과…전처럼 음료에 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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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자연에 존재하는 원소인 리튬을 음료나 비타민에 첨가해 조울증·우울증 발병을 줄이고 정신 건강을 유지·증진시키자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웨일 코넬 의학대학원의 애나 펠스 정신과 교수는 지난 15일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리튬의 효능이 덜 알려졌고 덜 쓰이고 있다며 예전처럼 더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 모두를 위한 약간의 리튬(A bit of lithium for all of us)?'이라는 제목이 붙은 글에서 소프트 드링크나 비타민에 리튬을 첨가하면 어떨까 제안했다. 더 적극적으로는 "수돗물에 넣어 공급하면 어떤가" 물었다.

리튬은 리튬구연산 형태로 미국 청량음료 세븐업에 첨가됐고 맥주에도 들어갔었다. 리튬구연산은 신경안정제로 널리 쓰였다.

리튬의 효능이 알려진 것은 수백년 전부터였다. 리튬을 함유한 광천수가 나오는 미국 조지아주의 리시아 스프링스 지역은 원주민들에게 성스러운 곳으로 여겨졌다. 이 지역은 19세기 말 작가 마크 트웨인과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도 찾은 건강 명소가 됐다.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 이 곳 소금은 리튬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 이 곳 소금은 리튬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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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에 대한 첫 연구는 1949년에 발표됐다. 오스트레일리아 정신과 의사인 존 케이드는 리튬이 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리튬은 여러 정신질환과 자살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보고됐다.

약이 대부분 그렇듯 리튬도 오남용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리튬은 나트륨 대신 쓰이면서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의사들이 심장병 환자에게 염화나트륨 대용으로 염화리튬을 섭취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치명적인 부작용이 속출했고 리튬은 음료 첨가물 목록에서 퇴출됐다. 리튬은 1950년에 세븐업에서 빠졌다. 이후 리튬은 대중으로부터 기피됐고 의학계의 관심에서도 밀려났다.

리튬은 1970년대에 다시 의학적인 연구 대상이 됐다. 1990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27개 카운티의 자살률과 살인율은 마시는 물에 함유된 리튬 양에 반비례했다. 리튬을 덜 섭취하면 참을성이 약해진다는 말이다. 물에 리튬이 가장 덜 함유된 지역 주민은 함량이 최고인 곳 주민에 비해 자살하는 사람이 66% 더 많았다.

일본에서도 2009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그리스와 오스트리아에서 진행된 연구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 리튬은 뉴런 성장을 촉진하고 탄력을 증진시켜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키워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장애 환자는 치매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높지만 리튬을 2회 이상 처방받은 환자의 치매 발병률은 일반인 평균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이 연구는 덴마크에서 1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미국 터프츠 의학대학원의 나시르 개미 정신과 교수는 “리튬은 뉴런을 활발하게 유지하는 가장 입증된 약품”이라며 “리튬이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면 우리는 주요한 공중의료 문제 중 하나를 방지하는 매우 간단한 수단을 간과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수에는 리튬이 많으면 리터당 0.17㎎ 함유돼 있다. 1리터는 약 1㎏이므로 이 함량은 질량을 기준으로 할 때 100만분의 1과 100만분의 2 사이에 해당한다.

조울증 환자가 하루에 처방받는 리튬은 0.17㎎의 1000분의 1에 못미친다. 건강한 사람이 하루에 자연적으로 리튬이 많이 포함된 물 1ℓ를 마셔도 조울증 환자가 먹는 분량의 1000분의 1이 안 된다는 말이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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