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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글로벌 가격 정책'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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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지난달 미국의 한 인터넷쇼핑몰에 "헬로우 코리아! 도대체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참 궁금하네요!"라는 한글 메시지가 등장했다. 국내에선 13만원대에 판매되는 아이폰용 스피커가 1만5000원에 판매하며 엄청난 한국 직구족이 몰렸기 때문이다.

해당 쇼핑몰에선 직구(Jikgu), 직구족(Jikgujok) 이라는 두 단어를 아예 공식 명사화 하고 있다. 게시판에는 한글로 된 배송 문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국내 소비자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이 사이트는 아예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까지 채용했다.
최근 '우리는 직구족(We are all jikgujok)'이라는 게시물에선 운영자가 "지난 한주 동안 직구에 대한 공부를 많이했어요. 여러분의 사랑을 받기 위한 마법의 가격은 200달러 밑이라는 것도 알게 됐구요.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도 고용했으니 한국어로도 마음껏 문의해 주세요"라고 남겼다.

미국 현지 온라인 쇼핑몰까지 놀라게 한 직구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직구 규모는 1조원대를 넘어섰다. 똑같은 제품을 해외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너도 나도 직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 초대형 TV의 경우 미국에서 구매해 값비싼 배송료를 치뤄도 국내 판매 가격의 반값에 살 수 있다. 가전 제품, 유아용품, 옷부터 최근에는 가공 식료품까지 직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직구에 열광하는 까닭은 가격 때문이다. 똑같은 제품이지만 해외 판매 가격이 국내 보다 저렴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인터넷과 배송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PC만 있으면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쇼핑몰에서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세계 시장은 이미 단일화의 길로 가고 있다. 같은 제품을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는데 굳이 비싼 돈을 낼 소비자는 없다.
소비자들은 억울하다. 똑같은 제품을 미국 소비자는 더 싸게 사고 한국 소비자는 비싸게 사느니 아예 미국에서 제품을 사오겠다는 심리가 직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의 가격 정책에도 불신을 가져온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 가전 제품 상당수의 국내 가격이 더 비싸다. 자동차는 최대 20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직구를 하지 않고 한국에서 구매하면 손해본다는 인식마저 생기고 있다.

기업 입장서는 항상 억울하다. 시장에 따라 규모도 다르고 재고나 서비스 정책도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가격에 차이를 둘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 따라 재고가 남아 이를 정리하기 위해 유통 업체들이 헐값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생각을 바꿔 볼 필요가 있다. 제품을 출시할때 전세계 동일 표준 소비자가격을 정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환율 등으로 인한 약간의 차이는 발생할 수 있지만 달러, 원화 등을 기준으로 표준 소비자가격이 정해질 경우 특정 국가에서 제품을 싸게 판다는 비난은 사라질 것이다. 제품 판매 도중 가격이 인하될때도 출고가 자체의 조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가격 변동을 투명하게 보여준다면 어떨까. 유통점에서 자신들의 마진을 줄여가면서 싸게 팔경우는 대응이 어렵겠지만 회사의 표준 소비자가격 변동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회사와 소비자 사이의 신뢰를 높여주는 일이 될 것이다.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투명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신뢰가 쌓이면 굳이 한국산 제품을 미국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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