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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주춤, 물가는 껑충…스태그플레이션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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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전쟁에 고용·제조업 먹구름…하반기 경제성장률 2.6%로 0.1%P 하향 조정
식료품-외식메뉴 올라 체감물가 상방압력…전문가 "재정확대 통한 처방 부작용 우려"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급등세를 유지한 19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급등세를 유지한 19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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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보경 기자] 고용 악화와 제조업 불황으로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로 물가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불황과 물가 인상이 한꺼번에 덮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복지 등 재정지출 확대와 최저임금 인상ㆍ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이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9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수준은 지난 1월 1.0%에 불과했지만 4월과 5월 각각 1.6%, 1.5%로 뛰어올랐다. 특히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았다. 농수산물 등 식료품, 외식물가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의 가격이 잇따라 상승하면서다. 서울 지역의 대표 외식 메뉴 8개 중 7개의 가격이 1년 새 올랐고 즉석밥과 스팸, 참치캔, 과자 등의 가격도 줄줄이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 체감물가인 '물가인식'은 지난달 2.5%를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이 1년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하며 체감물가는 또다시 상방 압력을 받게 됐다.

미국이 금리 추가인상을 예고하면서 향후 한미 간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여 수입물가 인상 압박은 좀처럼 사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신흥국의 자금유출이 확대되면 달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지게 되면 원ㆍ달러 환율도 상승 압박을 더욱 강하게 받게 되고, 수입품 가격은 그만큼 오를 수 밖에 없다.
경제 상황은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하면서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기존 2.6%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2.5%로 예상했다. 전형적인 '상고하저(上高下低)'식이다. 현재 경기를 두고서는 "후퇴에서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자문을 맡고 있는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도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러 지표로 보아 경기가 침체 국면 초입 단계에 있다"며 경기침체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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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지표는 고용 부문이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수는 7만2000명으로 8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평년 30만명대를 유지하던 취업자 수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한 것도 모자라 10만명을 하회한 것이다. 취업자 증가 수 32만명을 달성하려던 정부의 목표도 물 건너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팀 모두의 책임"이라며 '고용 쇼크'를 인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재정확대를 통한 국가의 적극적 개입을 강화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은 비용 인상이 일어날 때"라며 "1973년 오일 쇼크 때 케인스식 처방, 수요 중심적 처방이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지금과 같이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경제는 악화하고 물가를 더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그런 부분(재정 처방으로 인한 경제 악화)이 관찰될 때는 케인스식 처방보다는 세금 인하나 에너지 비용 상승 요인 억제 등 기업의 비용 요인을 어떻게든 절감시켜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데, 정부의 정책 기조가 그렇게 갈 가능성이 낮아 문제"라고 우려했다.

전봉걸 서울시립대 교수도 "성장 자체는 안 좋은 상황이고, 장기적으로 저물가가 계속돼왔기 때문에 물가가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는 기조가 있다"면서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에 영향을 준다 하더라도 정부가 정책적으로 올리기로 했던 최저임금 인상이나 재정 정책 추진 등을 하지 않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해석하기란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정대희 연구위원은 "성장 기조를 봤을 때 지금도 계속 3%대 성장을 하고 있어 저성장이라고 이야기하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고, 물가도 국제 유가가 많이 올랐지만 미국의 셰일가스 공급 증가 가능성도 있어 더 빠르게 오르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비자물가가 조금 오르겠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할 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




세종=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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