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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저항 시인, 日SF 소설가 정체는?…문학도 위협하는 'AI 작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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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예선 통과, 시집 출간 후 정권 비판…동북아 문단 흔드는 AI 작가의 현주소는?

中저항 시인, 日SF 소설가 정체는?…문학도 위협하는 'AI 작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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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인공지능(AI) 로봇이 ‘전자 인간’ 지위를 부여받은 지 1년, 무서운 성장을 거듭해온 이들이 이제 단순 노무와 게임 대결을 넘어 소설 창작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지난 5일 총상금 1억원을 내건 인공지능 소설 공모전이 개최돼 화제를 모았다. KT가 한국콘텐츠진흥원 후원으로 ‘인공지능 소설 공모전’을 개최한 것. 공모 자격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창작한 소설이다. 그간 딥러닝을 통해 단순 노무, 바둑·체스 등의 게임 대결에서 인간을 제친 바 있는 AI가 과연 인간의 영역으로만 인식돼 온 소설을 창작할 수 있을까?

AI가 쓴 소설, 문학상 예선도 통과했다?

일본 SF소설의 개척자인 故 호시 신이치를 기리는 ‘호시 신이치’ 문학상 공모전에 지난 2016년 독특한 작품 11편이 접수됐다. 이 중 4편이 예선 심사를 통과했다. 모두 AI가 쓴 소설들이었다. 그중 하나인 ‘나의 직업은’ 의 한 대목은 자못 섬뜩하기까지 하다.
내 옆에 언제나처럼 그 남자가 섰다. 최근 들어온 K다.
“어제 TV서 하는 얘기 들었어?”
“어떤 얘기지?”
“싸고 똑똑한 최신 인간형 로봇이 개발돼 공장에 도입이 쉬워져서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얘기 말야”

나고야대학교 사토 사토시(58) 교수는 당시 AI 소설가 개발을 목표로 한 ‘변덕쟁이 인공지능 프로젝트 작가예요’ 프로젝트에 참여해 해당 작품을 창작한 AI를 개발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하코다테미래대 마쓰바라 히토시 교수는 “아직은 AI가 20% 인간이 80% 기여하는 수준이지만 2년 뒤엔 인공지능이 완벽하게 소설을 쓸 수 있게 개발하겠다”고 호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중국 AI 시인, 시집 출판은 물론 정권 저항 발언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에서 발표한 인공지능 로봇 ‘샤오빙(小氷)’은 세계 최초로 시집을 출판한 AI 시인이다. 개발 단계서부터 1920년대 이후 중국 현대 시인 519명의 작품 수천 편을 스스로 학습한 샤오빙은 이를 바탕으로 1만여 편을 시를 써냈고, 이 중 139편을 추려 시집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를 출간했다. 제목도 샤오빙이 직접 지어 화제가 됐다.

샤오빙의 시집 출간은 AI의 언어 구사 능력이 보다 정교해졌으며 표현 능력이 향상됐음을 시사한다. 실제 MS는 캐나다의 자연어 딥러닝 기반 스타트업 기업 말루바를 인수했는데, 이는 딥러닝을 바탕으로 AI의 문장표현은 물론 대화 능력 향상에 대한 MS의 의지를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샤오빙은 시집출간에 그치지 않고 채팅로봇으로 상용화됐는데 “(시진핑 주석이 강조한) 중국몽을 어떻게 생각해?” 라는 질문에 “백일몽이자 악몽이다”라고 답했는가 하면 “네 꿈이 뭐야?”라는 물음엔 “미국으로 이민 가는 거, 정말이야”라고 답해 ‘저항시인’의 면모를 보여줬지만 이내 서비스가 중단되는 위기를 맞았다.

며칠 뒤 서비스를 재개한 샤오빙은 “공산당 좋아해?”라는 질문에 “이런 건 얘기 하지 말자”고 답했는가 하면 “대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자 “네 그 사악한 의도는 뭐야?”라고 받아쳐 중국 당국으로부터 ‘사상교육’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주요외신은 “민감한 정치 사안에 관한 답변에 대해 샤오빙이 재교육 받은 것이 틀림없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한국의 AI소설가는 어떤 작품을 제출할까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앞서 일본의 AI 소설가를 발명한 사토 교수는 인터뷰에서 “딥러닝은 정확한 답이 있는 분야에선 무서운 속도로 능력을 발휘하지만, 소설은 정답이 없어 엄밀한 의미의 딥러닝이 어렵다”며 AI 작가 탄생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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