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는 없었다…5G 주파수 경매 해피엔딩(종합)

핵심이던 3.5㎓대역 280㎒폭
100㎒:100㎒:80㎒폭으로 결정
LGU+의 실리전략에 경매가 폭등없어
총 낙찰가는 3사 합쳐 3조6183억원
이통3사 "국민께 최고의 서비스로 보답"

'승자의 저주' 우려가 끊이질 않았던 5세대(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는 이동통신3사 모두가 승자로 자리매김하며 끝이 났다. 실탄을 두둑히 장전했던 SK텔레콤은 굳이 큰 힘 들이지 않아도 됐고, KT도 큰 출혈 없이 숙원을 이뤘다. LG유플러스는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실리는 챙겼다는 평가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월 15일부터 성남시 분당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시행한 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서 2일차인 18일에 총 낙찰가 3조 6183억원으로 경매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경매 계획 발표 직후 최종 낙찰가가 5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승자의 저주'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지만 기우였다.

15일에 이어 주말을 건너뛰고 18일 진행된 2일차 경매 9번째 라운드에서 SK텔레콤과 KT는 접전지인 3.5㎓(기가헤르츠) 대역에서 총 280㎒(메가헤르츠)폭 중 각각 100㎒폭을 얻었다. LG유플러스는 나머지 80㎒폭을 가져갔다.

LG유플러스가 100㎒폭 확보를 고수했더라면 최종낙찰가 폭등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최종적으로 LG유플러스는 80㎒을 택했고, 3사가 무리한 베팅 경쟁없이 원하는 바를 얻는 것으로 경매가 종료됐다.

이번 경매는 3.5㎓, 28㎓ 대역 모두 주파수 양을 결정하는 1단계(클락입찰 방식)와 주파수 위치를 결정하는 2단계(밀봉입찰 방식)로 진행했다.1단계와 2단계의 낙찰가를 합쳐 총 낙찰가가 결정됐다.

1단계에 이어 실시한 2단계 위치 결정 결과, LG유플러스가 가장 앞단인 A블록(3.42∼3.5㎓), KT가 중간인 B블록(3.5∼3.6㎓), SK텔레콤이 뒷단인 C블록을(3.6∼3.7㎓) 차지하게 됐다. 앞단과 뒷단의 경우 추가 주파수 확보를 통해 대역을 늘릴 수가 있다.

경매 종료 직후 SK텔레콤은 "SK텔레콤은 이번 주파수 경매의 핵심인 3.5㎓ 대역에서 '최대 총량'인 100㎒폭과 함께 '노른 자위'로 평가되는 C대역을 확보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선도의 초석을 마련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가장 넓은 주파수 폭과 최고의 위치를 함께 확보한만큼, 5G 서비스 상용화 시점에 가장 빠른 속도의 5G 서비스를 가장 많은 가입자들에게 가장 안정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3.5㎓에서100㎒ 대역폭을 국내 최대의 초광대역 전국망 5G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 경매결과에 만족하며 시장원리에 따른 합리적 경매였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현재 국내 통신시장 상황을 고려해 단순히 주파수량이나 속도경쟁 중심의 마케팅을 지양하고, 할당받은 5G 주파수를 최대한 활용, 선도적으로 장비를 구축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 발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사 대비 3.5㎓ 대역이 20㎒폭이 적지만 괘념치 않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위치상으로 3.5㎓ 대역의 가장 앞단에 있는 A대역을 받았기 때문에 추후 나올 20㎒ 폭을 확보해 필요시 100㎒폭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5G 가입자가 0명이며 현재로서 당장에 필요하지 않는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 큰 돈을 들이기보다는, 투자금을 아껴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도 이번 경매 결과에 대해 내심 만족하는 모습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경매 결과는 5G 이동통신 시대 글로벌 경쟁을 선도하기 위해 통신사들이 경쟁사에 대한 견제보다는, 시장 선도자가 되는데 초점을 두고 경매 전략을 수립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국장은 "통신사업자들이 5G 이동통신의 선도자가 되고자 하는 의지, 5G 시장에 대한 전망, 투자비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선택한 결과로 평가된다"면서 "이번에 할당된 5G 주파수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서비스 혁신을 선도하는 한편 국민 경제와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