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11년새 51% 늘때, 통신비는 10% 증가했지만
OECD 통계, 이동통신요금 다른나라보다 15~40% 저렴
IoT 가전시대 오면 가계 통신비 논란 더 거세질듯
이에 학계에서는 통신비 수준을 먼저 점검하고, 해외 사례와의 비교 등을 통해 가격 인하 여력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은 통신비가 높다고 생각한다. 지난 3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녹색소비자연대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5.3%의 소비자들이 가계통신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가계통신비 규모는 지난 10년 간 큰 변화가 없다. 지난 2005년 2인 이상 가계 통신비는 13만1300원이었는데 지난 2016년에는 14만4000원으로 11년 간 9.6%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가계소득은 2005년 289만8300원에서 2016년 439만9200원으로 51% 증가했다. 가계지출 중 통신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05년 5.6%에서 점차 낮아져 2016년에는 4.3%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인식 수준과 통계치의 간극이 커보인다. 다만 가계지출 가운데 음식료, 의복, 오락, 의약품, 화장품 등 어떤 항목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더라도 부담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 이 자료에서는 국가별 기준이 5년 이상 차이나거나 단말기 가격이 빠져있는 경우가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또 OECD 평균 가구원수는 2.46명인 반면 우리나라의 평균 가구원수는 2.7명이라는 부분도 다르다.
기준에 따라 순위가 들쭉날쭉하다. 2015년 같은 OECD 통계 자료에서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수준은 타 국가 대비 15~40% 저렴한 것으로 돼 있다. 통신서비스 요금 중 무선은 8~19위, 유선은 1~3위 순으로 저렴했다.
따라서 통신비가 비싸다고 인식하는 것은 순수 통신서비스 외 단말기 할부금 및 부가 서비스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해볼 수 있다. 녹색소비자연대가 A이통사로부터 지난해 서비스별 요금 비중 통계자료를 받아본 결과 전체 요금을 100이라고 봤을 때 통신 서비스 요금 비중은 54.6%였다. 부가사용금액은 24.2%, 단말기 할부금 비중은 21.2%였다. 즉 절반만 전화, 문자, 데이터 등 순수 통신비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모든 사물에 통신이 연결되는 초연결시대가 되면 가계 통신비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냉장고, 세탁기, 자동차에서 쓰는 데이터 사용 요금까지 추가될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선진국의 통신비 개념 개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기타 가구지출(인터넷)ㆍ기타 가구기기(전화기 등)ㆍ전화서비스(유선전화, 이동전화 등)로, 일본은 인터넷이용료를 교양ㆍ오락서비스로 분류해 목적이나 유형에 따른 세부 분류를 하고 있다. 국내 통신 통계 기준인 UN의 목적별 소비지출 분류(COICOP)에서도 현재 스마트폰 ㆍ태블릿이나 애플리케이션(앱) 개념이 새롭게 추가되는 등 통신비 분류 체계가 재정립되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통신 서비스 뿐 아니라 단말기, 데이터 기반 콘텐츠 및 서비스 지출 수준까지 포함할 수 있는 디지 털 문화 소비비로 개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여러 산업의 기반이 되는 통신 서비스를 두고 사회, 경제 전반에서 비용 분 아니라 편익까지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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