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개구리의 수명은 5~7년. 우리나라 참개구리에 비해 몸집이 3~4배 이상이다. 황소개구리는 한꺼번에 1만5000개 정도의 알을 낳으며 번식이 매우 빠르고 서식 밀도도 계속 늘어났다. 놀라운 포식성과 육식성으로 소화력이 왕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것을 다 먹어 치울 정도다.
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MB표 포퓰리즘'인 보금자리주택이 그 황소개구리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번식력이 강한 황소개구리(보금자리주택)가 파충류(일반 주택시장)까지 먹이로 삼고 있는 것을 보면 생태계 먹이사슬 체계를 깨뜨리는 최악의 사태를 정부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을 매년 15만가구씩 2018년까지 150만 가구를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43만7000가구(수도권 30만1000가구)를 공급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의 인기가 많이 식었다. 강남권을 제외하고 많은 곳에서 대거 미달이 발생했다.
정부에선 보금자리주택의 전면 임대 공급과 민간 공동참여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데 서민층에게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어려운 건설사를 돕는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시세의 80~85%에 공급되는 보금자리 분양주택이 당첨자들에게 과도한 시세차익을 주고 ,이로 인해 대기수요가 발생하면서 '매매시장 위축, '전세대란'과 건설사 위기를 촉발했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보금자리 주택이 폐지돼야 할 명확한 이유는 민간경쟁시장에 정부가 엄청난 물량공급과 예고로 인해 단기간에 시장을 혼란스럽게 했기 때문이다. 보금자리와 같이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은 지금보다 부동산 경기가 상승기류를 탈 때 공급하는 게 오히려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 경기 침체, 보금자리 같은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이 자초 = 일본 정부는 집값 급등기인 1992년 8월부터 2000년 10월까지 11차례에 걸쳐 132조엔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 공공주택을 공급했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와 더불어 주택수요가 대거 이탈해 미분양아파트와 빈집이 넘쳐나 집값 급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일본은 적절치 못한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이 원인이 돼 잃어버린 10년을 넘어 20년째 경기가 급락하고 있다.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물량 채우기 위주의 대규모 보금자리 주택공급을 재검토해야 한다. 일본의 사례를 볼 때 부동산 경기 하락기에 대량 공공주택 공급은 주택시장 뿐만 아니라 전체 경기를 장기간 후퇴시키는 역할을 한다.
중국의 경우도 공공주택인 보장성 주택 또한 주택경기 위축에 한 몫 하고 있다. 보장성주택은 중국판 보금자리 주택으로 불리는 데 저가로 토지를 공급해 건립비용을 낮춘 뒤 주변보다 낮은 시세에 공급하는 형태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총 3500만 가구에 달하는 보장성주택 공급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작정하고 수요·공급 양 측면에서 숨통을 조이자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기존주택까지 폭락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보금자리주택은 공공임대나 전면폐지가 바람직= 서민들에게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의 지속적인 대량공급은 요원한 문제다. 하지만 투기판이 돼버린 강남권 보금자리주택과 초기에 대거 미분양 된 외곽지역 보금자리 주택이 과연 서민들을 위한 보금자리 본연의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미 보금자리주택에 사전예약한 분들까지 주변 주택시장 하락으로 당초보다 비싸져 버린 분양가로 인해 본 계약을 망설이고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 결론적으로 당초 취지와 달리 서민주택 취지에 맞지 않는 보금자리주택은 대거 분양전환이 가능한 공공 임대아파트로 돌리거나 주택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전면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선순환구조로 잘 돌아가던 주택시장 생태계가 황소개구리로 비유되는 보금자리주택의 대량공급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수년 전부터 '황소개구리'들이 개체수가 자연적, 인위적인 원인으로 감소하면서 생태계가 다시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을 정책 당국자들은 잘 음미해 봐야 한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