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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일변도 가맹사업법·파리바게뜨 불똥…'악의 축'으로 몰린 프랜차이즈 산업 갈라파고스화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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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가맹거래법 규제일변도" vs 공정위 "자정안 더 고민"
프랜차이즈산업계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 확산 전전긍긍
"악의 축처럼 몰려 답답"…납작 엎드린 프랜차이즈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맹점 갑질 근절 정책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맹점 갑질 근절 정책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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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공정하고 바른 가맹사업법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프랜차이즈 산업은 극도로 위축돼 갈라파고스화될 것입니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이 22일 바른정당 가맹점 갑질 근절 특별위원회가 주최한 '가맹점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정책간담회'서 "가맹거래법 개정안은 유례를 찾기 힘든 규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박 회장이 언급한 '갈라파고스화'에 주목하고 있다. '갈라파고스화'는 세계시장의 추세와 동떨어진 채 자신들만의 표준을 좇다가 고립을 자초했다는 뜻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 제조업 특히 IT산업이 자국 시장에만 안주한 결과 경쟁력이 약화돼 세계시장에서 고립된 현상을 설명하며 등장한 용어이다
규제일변도 가맹사업법·파리바게뜨 불똥…'악의 축'으로 몰린 프랜차이즈 산업 갈라파고스화될라 원본보기 아이콘

현재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고용노동부가 국내 1위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전문점인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들을 사실상 '불법 파견'했다고 규정하고 5300여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초강수 시정 명령을 내리면서 불안감이 엄습한 상황이다.

파리바게뜨와 비슷한 고용 형태를 가지고 있는 제빵업체들은 물론 자칫 고용부의 근로감독이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도 확대될까 우려하고 있는 것. 업계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수성을 무시한 과도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프랜차이즈 규제에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자칫 산업 자체가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가맹본부 대표들은 정부의 프랜차이즈 규제에 대해 고통을 호소했다.
명정길 뽕뜨락피자 대표는 "본사 인원 19명을 감원하고 사옥도 매각해야 할 판"이라며 "정부 규제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힘겨워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규석 일승식품 대표는 "프랜차이즈 산업은 우리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국내 가맹사업법은 이미 많은 규제를 담고 있고 특히 일부 개정안은 자유시장경제 질서에 반할 정도"라고 강조하며 계약갱신요구권 기간 연장, 가맹점사업자의 교섭권 강화 등 일부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일방성과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그는 "올바르게 경영하는 대다수 가맹본부까지 '악의 축'처럼 몰아가고 있는 현실에 답답한 심정"이라며 "가맹점사업자의 협의권, 교섭권, 휴업권을 보장하는 것은 가맹점사업자단체를 노동조합과 동일하게 보는 것으로, 가맹본부의 슈퍼바이징 약화로 프랜차이즈시스템 자체가 와해될 수 있고 가맹사업거래 구도가 상호 대립구조로 변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산업의 위축을 우려하는 가맹본부 측의 입장을 잘 알고 있지만 가맹점과 소통하고 배려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은 결코 낭비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성숙해지기 위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들은 개혁법, 노동법, 상법이 모두 갖춰진 상황에서 가맹사업법을 만든 거지만 우리는 그 전제가 없어 가맹사업법이 그 공백으로 남아있는 부분을 담게 되는 것"이라며 "그런 고민없이 정책을 포퓰리즘적인 대응이라고 전제한다면 우리가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프랜차이즈협회 등에서 준비 중인 혁신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가맹점과의 상생협력을 위한 자정안이라면 만드는 과정에서도 점주와 충분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며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가 전문가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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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사태'와 관련해 업계에 미칠 충격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파리바게뜨와 관련한 고용노동부의 발표로 가맹본부나 전체 종사자에게 큰 충격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가맹본부의 축적된 경험과 기술, 노하우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면보다 가맹점주를 착취하는 이미지만 부각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독립된 경제적 주체인 가맹본부와 점주 간에 의견 대립과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라며 "가맹본부가 참된 상생이 실현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달라"고 당부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제2의 파리바게뜨 불똥'을 맞는 것은 아닌지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180여개에 달하는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제빵기사의 업무 특성상 대부분 같은 파리바게뜨와 같은 방식으로 도급 계약을 맺고 있다. 특히 파리바게뜨에 이어 베이커리 업계 2위인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 역시 파리바게뜨와 같은 구조로 제빵기사들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파리바게뜨와 고용 형태가 똑같진 않지만, 프랜차이즈 특성상 하도급 계약 형태로 인력 운용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산업 자체가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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