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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發 'NCC 치킨게임'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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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NCC 진출' 만지작
"정유로만 먹고 살기 어려워" 석유화학으로 사업 확장
롯데케미칼·LG화학 등 기존 화학사도 NCC 증설 中
'슈퍼 호황' 누리고 있지만 공급과잉 우려 커져


▲국내 화학사의 NCC공장 전경

▲국내 화학사의 NCC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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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내 정유사가 석유화학으로의 사업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핵심 설비인 NCC(나프타분해설비) 투자를 진지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 NCC는 원유를 정제해서 나온 나프타를 가공해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기초원료인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NCC를 갖는다는 것은 기존 정유 중심의 사업에서 석유화학으로 사업영역을 넓힌다는 의미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2위 정유업체인 GS칼텍스는 NCC와 폴리에틸렌(PE)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재 투자가 타당한지 살피는 초기 검토 단계"라며 "여러 투자 중 하나로 NCC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사업 확대 차원에서 NCC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는 그동안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 등을 취하고 나프타는 LG화학 등 화학사에 팔아왔다. 다운스트림(하류 제품 생산) 영역인 화학사업은 중질나프타를 사용하는 BTX(벤젠·톨루엔·자일렌 생산) 위주였다. 석유화학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NCC 중심의 석유화학사업에는 직접 진출하지 않았다. 국내 1위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이 계열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자체 NCC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NCC 사업 진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정유사업 외에 미래 사업에 뛰어들 필요성을 느껴서다. 정유업계는 이제 석유 만으론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자동차 원료를 휘발유·경유 대신 전기·수소 등 친환경으로 바꿀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사업이 국제유가와 대외변수 등에 취약해 실적변동폭이 큰 만큼, 이를 분산시킬 신사업도 필요하다. 원유를 정제하고 중질 나프타를 통해 화학제품을 만든 경험이 있는 정유사 입장으로선 NCC 진출은 가장 매력적인 신사업이다.
석유화학사들은 정유사의 잇따른 화학사업 진출에 공급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공급량이 늘어나면 정유사와 화학사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다. 정유사는 나프타를 팔아 이익을 얻고, 화학사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한 기존의 공생 구조가 무너지고 무한 경쟁체제로 가게 되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국내 NCC 생산능력은 에틸렌 기준으로 총 904만t 수준이다. 여기에 GS칼텍스가 70만t, 현대오일뱅크가 비슷한 규모로 설비를 늘리면 국내 에틸렌 공급은 15% 이상 늘어난다. 이미 국내 석유화학 '빅2'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에틸렌 설비 증설에 나선데다 해외에서도 미국을 중심으로 에틸렌 생산을 늘리고 있어 가격 하락이 우려되던 차에 역내 공급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화학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산업은 특성상 수요와 공급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데 정유사들의 진출이 하향 사이클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며 "정유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투자가 수반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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