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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정·재계 간담회]기업 투자밥상 숟가락만 얹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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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車·鐵·반도체 등 릴레이 간담회
기업 계획한 '투자·일자리' 생색내기에 그친다는 지적
만남 절실한 민간발전사는 '외면'


▲18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 간담회에서 백운규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18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 간담회에서 백운규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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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4개월째 정부ㆍ기업 간 회동이 계속되면서 정부의 '무임승차'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핵심 과제인 투자ㆍ일자리 실적의 수단으로 기업을 앞세우면서도 정작 기업의 시급한 현안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밝힌 투자와 일자리 규모도 기업들이 일찌감치 계획한 것들이어서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이뤄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인과의 만남도 일방통행식 이벤트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산업부는 이날 회동의 의미로 "기업들이 52조원을 투자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 투자 계획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이미 계획한 것이어서 정부는 단순히 합산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반도체 전문 인력 확보 방안과 연구개발(R&D) 지원 등 기업들의 고충에 정부는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 장관이 업계를 만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작 기업에 필요한 자리는 아닌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정부가 투자ㆍ일자리 등 약속을 받아낼 수 있는 업계 중심으로 만나다 보니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곳엔 소홀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민간발전업계는 석탄화력발전을 액화천연가스(LNG)발전으로 전환하라는 정부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제대로 된 만남조차 갖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요청한 간담회도 거절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견례 겸 면담을 요청했지만 입장정리가 덜 됐다는 말만 되돌아왔다"며 "일단 만나야 업계 의견도 전달할 수 있는데 기회조차 없다"며 답답해했다.

정부가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는커녕 발목을 잡는 일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보복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카드를 공식적으로 접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하면서 협상력이 떨어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에 전가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결국 중국시장 철수를 결정했고 현대기아차 역시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근 서강대학교 교수(경영학부)는 "기업들은 미래 성장을 위해서라면 먼저 나서서 투자와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며 "정부는 규제완화 등 기업이 경영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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