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물량 울산공장서 美 공장으로 이전해 대응키로
3월말 美 국제무역법원 행정소송도 제소
업계 "제조업 공동화 가속 우려…文정부, 리쇼어링 전략 시급"
단독[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HD한국조선해양 이 국내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발(發) 반덤핑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미국 내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국내 생산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옮기는 '수주 물량 이전'은 매우 이례적이다. 업계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생산기지에 대한 '리쇼어링 전략'을 문재인 정부가 서둘러 수립하지 않으면 '제조업 공동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1억 달러를 들여 미국 앨라배마주에 변압기 공장을 세웠다. 최대 고압 변압기를 연간 100여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울산공장 의존도를 줄이고 현지 대응력을 키우려는 취지였지만, 생산품질이 안정화 단계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울산공장과 병행해 운영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 상무부는 3월초 현대중공업이 수출하는 대형 변압기에 61%에 이르는 고율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 최종 판정을 내렸다. 지난해 9월 예비판정 당시 3.09%였던 관세율이 최종 결정에서 20배로 늘어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3월말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행정소송을 제소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와 함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해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공장이 만들어지고 품질이 안정화되려면 통상 5년이 걸린다"며 "지금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고객 신뢰도가 많이 올라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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