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책정되는 구조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주유소 기름값은 정유사들의 공급가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이전 공급가와 비교해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식이다.
또 주유소들은 각 주유소에 석유제품 저장탱크를 보유하고 월 2~3회 제품을 구매해 판매한다. 공급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기름값을 내리려해도 실제 기름값으로 반영되는데는 평균 2~3주가 걸릴 수 있다.
정유사들이 사들인 기름값은 어떻게 책정될까. 정유사들이 사들인 원유는 국제유가와 연동된다. 이동거리를 생각하면 구매 후 최소 한 달이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 원유가격이 하락하면 손해를, 오른다면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는 재고평가이익 혹은 재고평가손실로 이어져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정유사가 유례없이 적자를 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싱가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국제유가 흐름과 맥을 같이 하긴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시장이다. 싱가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결정되는 건 국제유가 외에도 투기 등 여러 요소가 작용된다. 국제유가가 하락해도 국내 기름값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 이유다. 주유소 공급가는 싱가폴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세금(유류세)도 국내 기름값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휘발유 가격 중 세금은 900원에 육박, 전체 가격 중 60%를 넘어섰다. 세금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휘발유 가격은 12월 첫째주 기준 ℓ당 578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596.55원) 보다 낮다.
주유소들은 세금 비중이 커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폭이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정액 유류세 비중이 커서 제품 원가가 내려갈 수록 전체 가격 중 유류세 비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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