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티스 국방장관, 인도네시아서 '북나투나해' 굳이 언급한 까닭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미국이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껴안기 행보에 나서자 중국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해 들어 양국 간 경제·무역 갈등이 다시 불거진 데 이어 미국이 대만과 남중국해 카드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북나투나해는 인도네시아가 남중국해 나투나 제도 북쪽 해역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이 해역은 인도네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이지만 일부 면적이 중국이 자국령이라고 주장하는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과 겹친다.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가 이 지역을 북나투나해로 명명한 새 해양 지도를 공표하자 중국은 즉각 공식 서한을 보내 철회를 요구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북나투나해가 금기어와 다름없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매티스 장관이 북나투나해를 직접 거론한 것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조정에서 중국이 아닌 인도네시아를 지지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독도 영유권을 놓고 일본과 오랜 갈등을 이어가는 것처럼 자칫 국가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트리거(방아쇠)를 당긴 셈이다.
매티스 장관이 이번 순방에서 '아시아ㆍ태평양' 대신 '인도ㆍ태평양'이라는 용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도 역내 우군을 확보해 군사적 패권 확장을 시도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매티스 장관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방문하는 사이 중국은 왕이 외교부장을 미국 턱밑의 중남미로 보내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세일즈로 맞불을 놓았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제발 결혼하세요"…5박 6일 크루즈까지 보내준다...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