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발사 등 국제사회 제재 강화로 식량 수급도 제동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북한이 16년만에 발생한 최악의 가뭄으로 심각한 식량난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올해 4~6월 북한 지역의 강수량이 과거 평균에 훨씬 못 미치면서 쌀은 물론 옥수수, 감자, 대두 등 주요 작물이 말라죽었다. 밀과 보리, 감자 등 이모작 작물도 수확이 좋지 못한 상태다.
FAO는 올해 이모작 작물 수확량이 올해 31만t에 그쳐 작년(41만t)보다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들어 가뭄을 어느정도 해갈할 비가 내렸지만 파종 시기를 놓친 탓에 오는 10월과 11월 수확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FAO는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위해선 최소 석 달에 걸친 식량 수입이 필요하지만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는 시점이어서 해외 원조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FAO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이 최근 몇 년새 급감하는 추세였다고 전했다.
BBC방송은 북한이 최근 홍수로 인해 농산물 생산에 타격을 받은 데다 비효율적인 식량 생산 방식이 더해져 식량난과 영양실조를 막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북한 주민이 영양 실조로 목숨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 등 취약층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0년대에도 심각한 식량난에 빠져 많은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WFP)는 1996~1998년 당시 북한 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750만명에게 식량 원조를 제공했다. 당시 유엔 실태조사에서 북한 1~2세 유아들이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는 것으로 확인됐고 일부 주민들은 나뭇잎과 나무껍질 등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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