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전투기가 채용된 'JSF(Joint Strike Fighter)사업'에서 원래 F-35와 함께 사업 선정을 놓고 경쟁하던 비행기로 'X-32'란 기종이 있었다. F-35보다 먼저 만들어진 비행기였음에도 경쟁에서 탈락하면서 비운의 프로토타입으로 남은 기종이다.
두 비행기가 만난 것은 지난 1993년, 미국과 영국 해군과 함께 실시했던 JSF(Joint Strike Fighter)사업에서였다. 당시 미국 해병대와 영국 해군에서는 기존의 수직 이착륙기인 AV-8 해리어를 대체할 신형 전투기를 원하고 있었고 각자 진행되던 개발사업이 양국 이해관계에 따라 통합되면서 전투기 선정을 놓고 고심 중이었다.
JSF 사업단은 두 회사에 프로토타입, 이른바 기술개념 실증기를 만들 것을 요구했고 보잉사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가격을 낮추는데 신경을 써서 X-32 기종의 시제기를 록히드 마틴보다 빨리 만들어냈다. 개발비를 줄이고자 이미 제작했던 해리어 기종의 방식을 응용한 수직 이착륙 방식 비행기를 내놓았던 것.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X-32 시제기가 이미 만들어진 상황에서 JSF 사업단이 새로운 요구사항들을 내놓기 시작한 것. 이에따라 이미 시제기를 만들어버린 보잉사는 시제기를 제출하면서 재설계안을 낼 수밖에 없었고 오히려 작업이 늦어진 록히드 마틴사는 설계 변화를 반영해서 F-35의 설계를 고쳤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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