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피렌체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에서 브렉시트 이후 EU와의 미래관계에 대한 비전 등을 포함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유럽의 역사적 심장부에서 영국과 EU 간 미래관계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이번 연설에 양측이 이견을 보였던 재정분담금(브렉시트 위자료), 북아일랜드 국경문제, 양측에 잔류하는 시민의 권리 등 탈퇴조건에 대한 영국측의 구체적인 입장이 포함되느냐다. 지난달 3차 협상에서 영국은 탈퇴조건과 함께 브렉시트 이후 무역문제 등 '포스트 브렉시트'에 대한 협상을 병행할 것을 EU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EU측은 "영국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주요 현안이 진행된 이후 미래관계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이번 연설이 '영국과 EU의 파트너십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내용에 그칠 경우, 협상은 더욱 교착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핵심이슈로 양측에 잔류하는 EU시민·영국인의 권리,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국경 문제, 재정적 합의를 꼽으며 "메이 총리가 해결책을 제시해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 정상은 오는 10월 영국의 EU 탈퇴조건과 관련한 주요쟁점 협상 결과를 보고받게 된다. 이 자리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 포스트 브렉시트, 즉 미래관계에 대한 2단계 협상에 들어간다는 예정이지만 현 상태로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바르니에 협상대표는 더딘 브렉시트 협상상황과 관련해 "브렉시트는 EU탈퇴에 투표한 영국인들에게 일종의 교육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장관은 "어리석은 소리"라고 즉각 반박하는 등 양측 간 신경전이 심화되기도 했다. 영국과 EU는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2019년 3월까지 브렉시트 협상을 마무리해야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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