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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더워도 괜찮아! 오감만족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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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심어 놓은 마디호박(마디마디 열린다 하여 애호박을 달리 부르는 이름)과 백오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여러 개의 열매를 맺고 있다. 때마침 손님이라도 찾는 날이면 반갑게 오이와 호박을 따서 그것들로 반찬 만드는 법을 일러 손에 들려 보낸다. 오늘 따서 밥상에 올려도 내일이면 또 자라 있으니 풍요로움으로 인한 즐거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유심히 살피지 못한 탓인지 호박잎에 가려진 애호박 하나가 폭풍 성장을 하여 어른 호박이 되어 버렸다. 따서 반으로 갈라보니 아니나 다를까 씨가 가득. 며칠 연속으로 호박 나물과 호박 찌개를 해 먹었으니…. 씨가 가득 찬 호박으로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 전을 떠올렸다. ‘여름 더위에 전을 부치다가 더위를 더 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망설여졌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전을 먹는 즐거움이라면 더위쯤은 참을 수 있다.
애호박 감자전

애호박 감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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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 설이나 추석 같은 큰 명절과 집안의 잔치나 경사가 있을 때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그리고 여름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면 우리의 몸은 기름기가 도는 따끈한 전을 원한다. 그래서 전은 여름과 잘 어울린다.

궁중에서는 전을 전유화(煎油花)라고 쓰고 일반적으로는 저냐, 전, 지짐, 부침개 등으로 부른다. 고기, 생선, 채소 등 어느 것이나 전의 재료가 되니 밥을 먹는 반상, 면을 먹는 면상, 잔치 음식을 차리는 교자상, 술과 안주를 차리는 주안상에도 빠지지 않고 올랐다.
전은 재료에 따라 만드는 방법과 익히는 방법도 다르다. 어패류, 육류, 채소전을 모양을 그대로 살려 부칠 때에는 주로 밀가루와 달걀옷을 입혀 속의 재료는 잘 익고 달걀은 색이 나지 않게 노릇노릇하게 지진다. 여름철에 주로 먹는 전은 채소를 채 썰어 밀가루나 메밀가루 등에 섞어서 부친다. 이때 가루를 너무 걸쭉하게 반죽하는 것보다는 묽은 듯하게 반죽하여 앞뒤로 눌러 주면서 노릇노릇하게 지져야 쫄깃쫄깃한 맛이 난다. 두부나 콩, 땅콩, 녹두 같은 곡류를 갈아서 부치는 전은 가능한 물을 적게 넣고 갈아야 한다. 밀가루나 녹말가루가 적게 들어가야 고소한 맛이 제대로 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전보다는 기름을 넉넉히 둘러서 누르지 말고 그대로 익혀야 사이사이 기름이 스며들어 고소한 맛을 살릴 수 있다. 밀가루전처럼 누르면 곡류의 입자가 눌리면서 푸석푸석한 느낌이 들어 씹히는 맛이 덜하다.

메밀가루 부추전

메밀가루 부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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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기름을 알뜰히 사용하기 위해 무꼬랑지에 기름을 적셔 솥뚜껑에 발라 할머니가 부쳐 주시던 전이나 코팅 팬에 입맛에 맞게 선택한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부친 전이나 도구와 재료는 달라졌지만 여름철 채소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여전히 같다. 전은 한 접시 음식으로 활용하기에 좋아 해외에 진출한 한식당에서는 전이 스테이크를 대신한 메인 요리로 인기를 얻고 있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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