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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신(神)들의 격전지' 오거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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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11~13번홀의 '아멘코너', 후반이 어려워 드라마틱한 승부 연출

 마스터스 우승의 관건은 살짝 대기만 해도 수십야드를 굴러간다는 '유리판 그린'을 정복하는 일이다. 사진=골프다이제스트

마스터스 우승의 관건은 살짝 대기만 해도 수십야드를 굴러간다는 '유리판 그린'을 정복하는 일이다. 사진=골프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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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오직 신(神)만이 우승자를 알 수 있다."

바로 오늘 밤(한국시간) 대장정에 돌입하는 마스터스(총상금 800만 달러) 이야기다. 대회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35야드)은 2006년까지 매년 코스 전장을 늘리고 벙커를 증설해 난이도를 높였다. 타이거 우즈(미국) 때문이었다.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 우승 당시 역대 최연소(21세), 최소타(18언더파 270타), 2위와 최다 타수 차(12타) 우승 등 각가지 진기록을 수립했다.
자존심이 상한 오거스타측은 그러자 우즈가 2001년과 2002년, 2005년 등 정상에 오를 때 마다 변신을 거듭했다. 우즈가 바로 잭 니클라우스(6승)와 아놀드 파머(4승) 등 이 대회에서 4승 이상을 수확한 세 명의 선수이자 유일한 현역이다. 주최 측은 2006년 필 미켈슨(미국)의 우승스코어가 7언더파로 떨어지자 이후에는 더 이상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코스 전장 및 구성이 비슷하다.

하이라이트는 여전히 '아멘코너'다. 11~ 13번홀이다. 1958년 허버트 워런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기자가 재즈 밴드의 연주곡 '샤우팅 앳 아멘코너'에서 힌트를 얻어 명명했다. 첫 홀인 11번홀(파4ㆍ505야드)은 500야드를 넘는 전장에다가 페어웨이 왼쪽으로 길게 해저드가 도열하고 있어 티 샷의 방향성이 가장 중요하다.

12번홀(파3ㆍ155야드)은 그린 앞에 개울, 그린 주위를 다시 3개의 벙커가 겹겹이 엄호하고 있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2타 이상을 까먹는 치명타를 얻어맞을 수 있다. 아멘코너를 벗어나는 마지막 13번홀(파5ㆍ510야드)은 반면 2온이 가능해 무조건 버디 이상의 스코어를 확보해야 한다. 후반 9개 홀이 어려워 마지막으로 갈수록 드라마틱한 승부를 연출한다.
트레이드마크는 살짝 대기만 해도 수십야드를 굴러간다는 '유리판 그린'이다. 두번째 샷에서 공을 높이 띄워 그린에 멈추는 고난도 샷을 구사하는 우즈가 마스터스에 유독 강한 까닭이다. 최경주(42ㆍSK텔레콤) 등 한국군단 역시 질기고 긴 러프로 승부하는 다른 메이저대회에 비해 "퍼팅감만 따라준다면 상대적으로 우승 확률이 높다"며 마스터스를 선호한다.

최경주는 "동양인의 체형 특성상 깊은 러프에서는 그린을 향해 곧바로 공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며 "마스터스는 이에 반해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과 정확한 샷으로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다"고 했다. 2004년에는 실제 미켈슨과 우승 경쟁을 펼치다가 3위에 올라 우승 가능성을 과시했고, 2010년에는 우즈와 4라운드 내내 동반플레이를 펼치면서도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공동 8위로 선전했다.

오거스타는 1930년에 만들어진 골프장이다.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인디언들의 농장이자 과수원 종묘장이던 땅 147만7천082㎡를 7만 달러를 주고 사들여 유명한 코스설계가 앨리스터 매킨지와 함께 조성했다. 1934년 대회가 창설됐지만 마스터스란 이름은 1939년 붙여졌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3~1945년에는 칠면조 사육장으로 쓰이기도 했다.

아직까지도 '금녀(禁女)'의 전통을 고수하는 등 철저하게 폐쇄적인 회원제 운영으로도 유명하다. 300여명의 회원은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등 세계적인 인사들뿐이고, 프로골퍼는 아놀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 존 해리스 3명이 전부다. 우승자에게 주는 그린재킷도 원래는 회원들이 입던 재킷이다. 회원을 구분하는 동시에 웨이터가 돈 낼 사람을 쉽게 알 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우승자는 골프채를 골프장에 기증하고, 이듬해 역대 챔피언과 회원들을 초청해 '챔피언스 디너'를 여는 전통도 있다. 골프장은 마스터스에서 최고의 코스를 선보이기 위해 10월 중순부터 5월말까지 7개월 정도만 개장하고 여름에는 아예 문을 닫는다. 대회 기간에는 인근 골프장의 관리자들까지 자원봉사자로 영입해 단 1개의 디봇도 용납하지 않을 정도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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