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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된 北 올림픽 출전..남은 절차는?

최종수정 2018.01.02 11:25 기사입력 2018.01.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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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강원도 정선군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관계자들이 올림픽 경기를 앞두고 시설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선=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지난달 강원도 정선군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관계자들이 올림픽 경기를 앞두고 시설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선=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북한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낼 수 있다는 의사를 보였다. 실제 경기장에서 북한 선수가 뛰는 걸 보기 위해선 아직 절차가 남았다. 북한의 올림픽 출전과 관련한 궁금증을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정리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한이 출전 가능한 종목은?

평창 동계올림픽은 설상과 빙상 일곱 개 종목 102개 세부 종목으로 나뉜다. 올 시즌 각 종목별 국제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출전권을 나눈다. 2일 현재 북한이 참가 자격을 확보한 종목은 없다.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의 염대옥(19)ㆍ김주식(26) 조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에서 6위를 해 평창행 티켓을 땄다. 그러나 엔트리 마감시한인 10월 30일까지 참가등록을 하지 않아 출전권이 다음 순위인 일본 팀에 돌아갔다.

북한 선수단이 평창에서 경기하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하는 '와일드카드' 제도를 기대해야 한다. IOC는 보다 많은 회원국에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동계스포츠 경쟁력이 약한 나라들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와일드카드를 제도를 운영한다. 이미 "평화올림픽을 위해 북한의 참가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IOC가 와일드카드 제도를 추진하려면 종목별 국제연맹(IF)과 협의해야 한다. 북한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을 아우르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아이스하키를 총괄하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스키종목을 망라한 국제스키연맹(FIS) 가맹국이다. 이들 IF에 속한 종목에서 평창올림픽 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남자 쇼트트랙에서는 최은성(26)과 김은혁(16)이 2017~2018시즌 ISU 월드컵 시리즈 1, 2차 대회에 참가했다. 쇼트트랙은 1~4차 월드컵 성적을 종합해 출전권을 주는데 두 선수는 티켓을 딸 순위권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와일드카드 자격을 얻을 가능성은 있다. 아이스하키는 여자부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엔트리 배분 등 현실적인 문제와 우리 대표 선수들의 반발이 예상돼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스키 종목에서는 북한이 지난해 FIS 레이스에 선수를 출전시킨 크로스컨트리 등이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된다.


▶북한 대표단 구성, 어느 정도 수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대표단은 통상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단을 일컫는 듯하다. 북한이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스포츠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 적은 모두 네 차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다.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선수단과 응원단 등 모두 703명을 파견했고,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는 모두 545명이 왔다. 아시아육상선수권 때는 선수단과 응원단 포함 144명,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모두 273명을 보냈다.

평창에서는 와일드카드로 참가 자격을 얻는 선수 숫자가 열 명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러면 지도자나 체육단체 대표, 정치인 등 실무 관계자 숫자도 대규모로 편성하기 어렵다. 가장 주목받는 응원단 규모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회기간 중 대표단 숙소, 이동수단 등 소요경비는 어떻게 처리하나?

기본적으로 올림픽 기간 중, 즉 경기가 열리는 이전의 체류비용이나 대회 기간 내 발생하는 비용은 출전국가가 자체적으로 부담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북한의 경우 그간 IOC 차원에서도 논의가 있었던 데다 과거 국제대회 사례 등을 참고해 추후 우리 정부와 올림픽조직위원회, 북한, IOC 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비용이나 범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선수단 이동경로 역시 아직 명확히 결정된 게 없다. 지난달 북측 인사와 비공개 회동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북측에 원산항을 통한 크루즈 이동편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산은 과거 김정일의 개인요트가 정박해있는 등 항만시설을 갖춘 곳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와 마찬가지로 공항편을 이용하거나 개성을 통해 육로이동도 가능한 상황이다.

과거 북한이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를 참가했을 때 각종 비용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선 수면 위로 드러난 게 많지는 않다. 가장 최근에 참가한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남북 민간교류 확대, 대회 성공개최 지원' 등의 명목으로 통일부가 남북협력기금 9억4000만원을 의결한 후 5억5000만원을 실제 집행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국제관례에 따른 지불'의사를 표명하면서 선수촌ㆍ미디어촌 입촌비, 기자단 식비 등 체류비용 일부와 공항이용료, 사격연습용 실탄구입 등 비용 일부를 현금으로 지불했다.


▶북한 참가 가능성에 대한 조직위 입장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선수들의 출전 여부나 대회 준비와 관련한 사항은 IOC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아직 공식적으로 출전과 관련한 확답을 주지 않았고 성사되더라도 정부와 각 종목 경기단체 등의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참가하더라도 IOC 206개 회원국과 동등한 지위이기 때문에 그에 준하는 지원을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만을 위한 별도의 비용 부담이나 편의 지원 등을 고려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북한과 논의를 본격화할 IOC에서는 북한의 참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한반도의 정치적 긴장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이미 우리는 2015년부터 정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등과 이 문제를 위해 긴밀하게 접촉했다. 그동안 의심스러운 상황에 부딪힌 적은 없었다. 올림픽은 항상 정파를 넘어 평화와 희망의 상징이 돼야 한다. 평창올림픽 역시 안전한 대회가 될 것이며 우리는 안보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과거 국내대회 출전 사례나 협의과정은 어땠나

2000년대 이후 국내서 열린 대회에 네 차례 참여했으며 그 이전에는 없다. 한반도 첫 올림픽인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대회 준비 전 공동개최 언급(김일성 당시 주석)까지 나왔으나 막판에 불참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분단이라는 특수성 탓에 각 대회 때 참가의사를 밝힌 이후에도 수차례 협의과정을 거치는 게 일반적이다. 제3국에서 열린 대회 때 단일팀 구성 등을 논의할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1964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1962년 IOC는 당시 우리쪽에 남북 단일팀 구성을 요청했다. 북한도 남북 단일팀 구성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판문점 회담을 제의했고 같은 해 11월 스위스에서 실무회담이 열렸다. 이듬해 대략적인 틀을 합의하고 실무회담을 이어갔으나 정치적 이유로 갑작스레 회담이 결렬되면서 흐지부지됐다.

1979년 북한이 우리쪽에 모스크바 올림픽대회에 남북 단일팀을 꾸려 출전하기 위해 체육인대표회의를 제의했으나 당시 박종규 대한체육회장은 "제의를 공식 접수한 적이 없다"는 평을 내놨다. 앞서 두달여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정국이 어수선한 시기였다. 전두환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1981년 6월 당시 조상호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장이 올림픽을 비롯해 국제경기대회에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참가하고 남북한 체육회담을 제의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1984년에도 LA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단일팀 구성 논의가 오갔으나 아웅산테러ㆍ납치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결론 없이 회담이 도중에 중단됐다.


▶北 참가로 흥행 파란불? 남은 변수는?

북한의 참가가 확정된다면 한달여 남은 평창올림픽에 흥행요소가 될 전망이다. 북한 고유의 폐쇄성 탓에 외부에 알려진 게 없는 만큼 해외 각국의 이목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해외 각국 미디어의 한반도 이슈 상당수는 북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회를 전후로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는 점도 흥행에 파란불을 켜는 배경이다.

다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미국에 대해선 기존과 같은 적대감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남은 기간 내 북미간 긴장을 얼마만큼 완화시킬 수 있을지가 변수로 꼽힌다. 미국 NBC는 올림픽 주관방송사로 미국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올림픽 불참설이 백악관 안팎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북한 핵실험 후 미국은 국제적인 대북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접한 후 "지켜보자"는 말만 남겼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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