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거문도에서 발견된 男 익사체, 안기부와 무슨 관련 있나

故 이내창 씨의 죽음.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송윤정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 故 이내창 씨가 죽은 이유는 무엇일까.

25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1989년 8월 15일 거문도 유림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故 이내창 씨의 죽음에 관한 의혹을 파헤친다.

시신을 인양한 한 주민은 "라면 끓여먹고 있는데 관광객 아주머니들 두 분이 오시드만 하시는 말씀이 뭔 시체가 있다고 그래요. 왜 죽었지 죽을 일단 위치가 아닌데 이건 100% 죽을 위치가 아니거든요, 물 거의 이 정도(무릎 높이) 밖에 안 되는데…"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시신의 정체는 중앙대학교 총학생회장 이내창(당시 27세)로 시신이 떠오른 곳은 수심이 얕아 관광객이 자주 찾던 해변으로 성인 남성이 빠져 죽을만한 깊이가 아니었다.

이씨의 형은 "밤늦게 어머님께 전화가 왔어요. 막내가 거문도라는 섬에 가서 잘못됐단다. 어떻게 하냐? 무슨 소리에요? 왜 거길 갔어요?"라고 회상했다.

경찰 수사결과 사인은 익사였다. 평소 학내 문제로 고민을 앓던 이씨가 스스로 거문도를 찾아가 바위 사이를 이동하다가 실족사했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최종 결론이었다.

하지만 이씨의 지인들은 "고인에게는 경찰의 설명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가족과 지인들 중 어느 누구도 이씨가 왜 거문도로 갔는지에 대해 알지 못했다. 아무런 연고도 없고 예정된 계획도 없이 이씨는 왜 혼자 거문도를 찾아간 것일까.

제작진은 당시 수사기록을 토대로 거문도 내에서 고인을 목격한 마을 주민들을 수소문했고, 목격자들은 당시 이씨가 혼자가 아니였다고 증언했다.

다방종업원 최씨는 "여자 한 명이 같이 와서 콜라랑 환타를 주문했어요. 무슨 일인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더라고요. 아, 남자 한 명은 밖에서 기다렸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씨와 한 쌍의 남녀를 태운 나룻배 선장 역시 이들을 일행이라 기억하고 있었다.

확인 결과 이씨와 함께 목격된 남녀 중 여성 도씨는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인천지부 소속의 직원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도씨는 "자신은 휴가를 맞아 남자친구 백씨와 함께 거문도에 거주하는 백씨 친구의 집을 방문했던 것일 뿐이며 이씨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도씨는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알리바이로 제시했다.

도씨의 신원이 밝혀지면서 고인을 목격한 사람들에 대한 경찰 조사가 반복됐고 목격자들이 진술을 바꾸기 시작했다.

목격자들의 진술번복으로 용의자로 지목됐던 도씨와 그의 친구들은 풀려났고, 사건은 풀리지 않은 채 28년이 흘렀다.

이씨의 총학생회 후배는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결정적인 증거들이 다 사라집니다. (목격자 진술을) 녹음했던 녹취 파일이 지워지고 우리가 카피를 해서 보관하고 있었던 승선신고서도 사라지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다른 학교 후배는 "동행자로 지목됐었던 사람들이 안기부 직원들이었으니까 이해가 안 가는 상황들이 이제 벌어지기 시작한 거죠"라고 설명했다.

왜 진술을 번복했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다방종업원 최씨는 "이 여자(도씨) 봤냐고 물어보기에 봤다고 그랬더니 이 여자를 봤단 말 하지 말라고 했어요. 같이 왔었단 이야길 하지 말고 이씨 혼자 왔었다 그렇게 이야기하라고 했었어요"라고 증언했다.

제작진은 진술 번복을 요구한 사람들을 찾아나섰고 마침내 도씨와 그의 친구들을 찾아냈다.

제작진과 마주한 도씨는 상세하게 그날에 대해 설명하더니 갑자기 울먹여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디지털뉴스본부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