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상반기 순익 1兆 , 이광구의 실험 대성공

민영화 안정적 전환 평가…추가 지분매각·지주회사 전환 가속도 붙을 듯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우리은행 이 올 상반기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한 해 거둔 순이익과 맞먹는 것이다. 올해 과점주주체제로 첫 출발한 우리은행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이광구 은행장의 리더십에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추가 지분매각 및 지주회사 전환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20일 실적발표를 통해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한 46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46.4% 증가한 1조983억원이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에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 바 있고 2015년에는 연말에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실적 향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셈이다.

해외 사업과 자산관리가 상반기 순익 1조원 돌파의 견인차로 꼽히고 있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순이자마진 개선이 지속되고, 신탁ㆍ펀드ㆍ외환ㆍ파생 등 핵심 비이자이익의 비약적인 성장이 이뤄졌다. 해외부문에서도 올 상반기 95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순익은 1066억원이다.

　
우량자산 위주의 성장과 저비용 예금 증가에 힘입어 이자이익 부문도 개선, 상반기 순익 1조원 돌파에 한몫을 했다. 6월말 기준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78%이며, 명목연체율은 0.42%다. 보통주자본비율은 10.89%(배당 전 기준)를 기록해 전년말 대비 0.39%포인트 향상됐다. 2019년에 적용예정인 바젤Ⅲ 최고 가이드라인 10.5%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행장은 연초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민영화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규정하고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플랫폼 네트워크 확장▲글로벌 비즈니스 질적 성장▲IB강화▲이종산업 진출 활성화 등 '5대 신성장동력'을 제시한 바 있다.

우리은행 내부에선 이 행장이 연초 제시한 경영방향을 이행한 결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이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공개함에 따라 금융권에선 정부가 현재 보유중인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각 최적기라는 점에서 매수자에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의 잔여지분은 21.37%다. 우리은행 주가는 20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주당 1만8750원이다. 이는 정부가 올해 초 7개 과점주주에 매각한 가격(1만1800원)보다 59%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에선 주가와 우리은행 실적 등을 감안, 정부가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할지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는 게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상반기 양호한 실적과 최근 1만8000원대 이상의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잔여지분 매각여건은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