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외환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 관련 발언에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달러를 비판한 것은 물론 중국과 EU 등 무역분쟁 대상국들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분간 외환시장의 방향성 예측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을 두고 경제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우리 통화가치만 오르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분명 불리한 것"이라고 말하며 강달러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는 연초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강달러 선호 발언을 했던 것과 정반대의 입장을 보인 것이기도 하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강세로 인해 사흘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오름폭은 점차 줄여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달러 비판 발언이 시장에 어느정도 효과를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지지 발언 직후 달러화는 급락했으며 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도 2년, 10년물이 각각 3bp(1bp=0.01%p), 2bp씩 하락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은 시장의 실물경제 및 금리인상 속도 둔화 기대를 자극해 달러 추가 강세가 억제되고 혼조세를 보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ING등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은 최근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에 의해 미국의 달러화 강세 기대가 되살아난 바 있으나, 금번 발언에 의해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달러화 전망에 어려움이 가중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안화 약세를 비난하면서 환율갈등 심화 우려가 대두되고 있으나 중국 정부가 이에 맞대응해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절하시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중국인민은행이 20일 기준환율을 상향 고시하면서 위안화의 약세를 유도했다는 시장의 인식과 달리 중국인민은행은 오히려 위안화 약세를 억제하는 데 주력했다고 평가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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