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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5년 전엔 "일괄구제"…즉시연금 논란 되자, 이젠 제도에 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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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생·손보협회 내 '보험분쟁예방협의회' 설치 후 일괄구제 나선 보험사들…이제 와 제도 자체에 문제제기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즉시연금 미지급금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일괄구제' 방침에 반발하는 생명보험회사들이 정작 5년 전엔 분쟁 사안인 보험금 미지급 건에 대해선 일괄구제를 적용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명ㆍ손해보험협회는 지난 2013년 8월 금감원과 공동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과 동일하면 소비자가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아도 보험금을 찾아준다고 발표했다.
보험사들은 당시 생보ㆍ손보협회 내에 '보험분쟁예방협의회'를 설치하고 분조위에 올라간 사안 중 연 2회 구제대상을 선정한 후 각사가 자율적으로 환급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가 분조위 결정을 바탕으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소비자를 찾아 적극적으로 보험금 지급에 나선 것으로 사실상 일괄구제다. 당시 배포된 보도자료에도 '일괄구제'란 표현이 그대로 포함됐다.

보험사가 5년 전 도입 방침을 밝힌 일괄구제는 지난주 윤석헌 금감원장이 발표한 금융감독 혁신과제에 즉시연금 미지급 건에 이 제도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됐다. 일괄구제는 분쟁조정 내용을 공시해 유사 피해자에게 추가 신청 기회를 부여하고 분조위에 일괄 상정해 구제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분쟁조정세칙을 개정해 하반기중 일괄구제를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생보사들이 일괄구제를 차일피일 미루고 나아가 제도 자체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5년 전 공언과 비교해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라고 지적한다. 당시 비상설조직으로 운영을 시작한 보험분쟁예방협의회를 통해 보험사가 일괄구제 도입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생보협회는 조만간 관련 회의를 개최하지만 즉시연금 안건은 포함되지 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이미 5년 전 미지급 보험금과 관련한 일괄구제에 나서겠다고 스스로 선언했다"며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도입하겠다고 했고,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뤄졌던 일괄구제 제도 자체에 이제 와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들은 2013년 분조위 결정 후 일괄구제를 적용, 미지급 보험금 약 80억원을 추가지급했다. 이후에도 자살 재해사망보험금, 동양 기업어음(CP) 판매 분쟁 등에서 일괄구제를 적용해 소비자 피해를 구제했다.

그러나 즉시연금과 관련해 생보사들은 회사, 소비자마다 분쟁 내용에 차이가 있는데 일률적으로 일괄구제를 적용하는 건 무리라는 입장이다. 일괄구제 제도 자체를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여기엔 일괄구제 적용시 즉시연금을 1조원 가량 추가 지급해야 하는 금융사의 부담이 한몫 한다는 해석이다.

생보협회가 보험분쟁예방협의회 회의에 즉시연금 안건을 올리지 않기로 한 것도 보험사 이견이 있는 안건을 올릴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즉시연금 미지급금과 관련해 일괄구제 적용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금감원의 무리한 요구가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일괄구제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금감원이 가입자의 피해 신청 범위를 넘어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하는 게 문제"라며 "민사소송에서도 재판부가 원고 피해 신청 범위 내에서만 배상 판결하는데 금감원은 감독당국의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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