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에…소비자심리 2개월 연속 후퇴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북한리스크와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인해 국내 소비자심리가 2개월 연속으로 후퇴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7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7로 전월 대비 2.2포인트(p)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기준값(2003년 1월∼2016년 12월 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올해 들어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7월 111.2까지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111.2는 2011년 1월(111.4) 이후 6년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했다.

당시 한은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지수가 급격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들어 지수가 109.9로 꺾이더니 이달까지 두달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이달에 떨어진 지수 2.2포인트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이기도 하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구성지수 6개 중 3개가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CSI(87)과 향후경기전망CSI(96)가 각각 전월대비 6포인트, 8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지출전망CSI(107)도 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현재생활형편CSI(94)와 생활형편전망CSI(102), 가계수입전망CSI(103)는 전월과 차이가 없었다.

한은은 지수 하락의 원인에 대해 북한 리스크와 중국의 사드 보복 등의 여파가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우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북핵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여파까지 겹쳐 지수가 하락했다"며 "그동안 지수가 많이 올랐던 만큼 조정을 받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 급락했던 주택가격전망CSI는 103을 기록해 전월대비 4포인트 올랐다. 1년 후 집값 전망을 물어본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달 정부의 8·2 부동산 정책 여파로 16포인트 급락한 바 있다.

이는 한국은행이 주택가격전망CSI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린 수치였다. 이번달에는 지난달에 급락했던 주택가격 관련 심리가 소폭이나마 회복된 것으로 해석된다.

임금수준전망CSI는 전월에 비해 3포인트 하락한 122를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최고치 경신을 마감했다. '최저임금 인상',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등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2.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1년 간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농축수산물(51.4%), 공업제품(40.1%), 공공요금(39.9%) 등이 지목됐다. 최근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