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우리은행 이 '우리금융지주'로 복귀를 공식화 하면서 국내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시장에선 우리은행이 '패키지 쇼퍼(package shopper)'로서의 지위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 1호 타이틀을 갖고 있는 우리은행이 패키지 딜에 성공할 경우 금융권 판도에도 상당한 지형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사는 우선적으로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를 지주사로 편입시킬 방침이다.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의 자회사 편입 여부는 지주사 설립 이후 검토된다.
현재 지주사 전환에는 걸림돌이 없다. 우리은행은 이번 이사회 결의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인가신청서를 제출하고 주총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실무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5년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이 개정돼 우리은행의 신청에 대한 금융당국의 인가는 한두 달 안에 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주총 의결로 지주사 전환 절차를 마무리하면 금융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를 설립해 내년 1∼2월 상장할 예정이다.
◆패키지 딜, '한꺼번에 먹는다' = M&A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시기가 정부의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압박과 맞물리면서 큰 장이 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면서 계열 금융회사들에 대한 지분 정리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된 증권, 카드, 보험, 자산운용사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시장은 우리은행을 주목하고 있다. 자본 경쟁력이 핵심이다. 우리은행이 지주사가 되면 출자 여력이 현행 7000억원에서 7조6000억원 가량으로 10배 급증한다. 현 M&A시장과 주식 가치를 볼 때 덩치가 큰 대어급 매물을 2∼3곳을 한꺼번에 인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이후 여러 금융사 매물을 원샷에 거머쥘 수 있는 패키지 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알짜 계열사와 다소 경쟁력이 약한 계열사를 묶음으로 사오는 대신, 가격협상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고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오랜 거래 관계를 유지해 온 삼성 금융 계열사를 최우선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며 "우호적 관계가 형성돼 있는 우리은행의 품에 안기는 것이 피인수회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전이라도 수익성 좋은 매물이 나오면 M&A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먼저 매각설이 흘러나온 교보증권 인수대상자로 우리은행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이 여러 가능성 중의 하나로 검토하고는 있지만, 교보증권 매각과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이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전이라도 M&A가능성은 있다"며 "우리은행은 이미 다른 금융지주와 함께 큰손"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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