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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카데미의 선택은 '평등·가족애 그린 실화영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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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리 감독 '그린 북', '로마' 제치고 작품상 영예
알폰소 쿠아론, 감독상·촬영상·외국어영화상 3관왕
'보헤미안 랩소디' 라미 말렉 남우주연상 "저 또한 이민자 가정의 아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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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크나큰 이변이 일어났다. 영화 '그린 북'이 '로마'를 제치고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인종차별 반대와 이민자 응원, 가족애 등을 두루 다룬 이야기의 승리라고 할 만하다.


그린 북은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로마, '블랙팬서', '블랙클랜스맨', '보헤미안 랩소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스타 이즈 본', '바이스' 등을 제치고 최고 영예를 안았다. 해외 매체와 평론가 대다수의 전망을 무색하게 만든 수상이다. 로마의 독식을 유력하게 점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린 북은 오래 전부터 충분한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전미비평가협회로부터 올해의 영화상을 받았고,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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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북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62년 미국을 배경으로 천재 흑인 음악가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와 다혈질 백인 운전사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가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그린북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 인종차별을 피할 수 있는 호텔과 레스토랑을 안내하는 책. 피터 패럴리 감독은 세밀한 연출로 두 배역의 간격을 좁히며 놀라운 리듬감을 보여준다.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까지 반영해 미국사회의 현 주소를 되돌아보게 한다. 인종차별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이민자 가정을 향한 응원, 가족의 사랑과 믿음 등이다. 아카데미가 선호하는 실화영화인데다 묵직한 주제를 밝고 재밌게 그려내 많은 이들이 현실을 직시하는 창구 역할을 해냈다.


패럴리 감독은 무대에 올라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사랑하라는 것,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했다. 그린 북은 셜리를 연기한 마허샬라 알리의 남주조연상에 이어 각본상까지 받아 3관왕에 올랐다. 알리는 수상 소감에서 "셜리가 어떤 사람인지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어떤 삶을 살았는지 등 그에 대한 모습을 하나씩 찾아가는 과정이 연기로 자연스럽게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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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로마'는 감독상과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등 3관왕을 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2014년 '그래비티'로 감독상을 거머쥔 뒤 5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을 이뤘다. 이 영화는 1970년대 초반 혼란의 시대를 지나며 여러 일을 겪어야 했던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클레오(얄리차 아파리시오)의 삶을 다룬다. 쿠아론 감독은 클레오의 시선을 따라 멕시코 사회의 격랑과 가정불화 등 다양한 현상에 주목한다. 자신을 키워낸 여성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아 따뜻한 위로까지 제공한다.

이미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쿠아론 감독은 무대에서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스태프 등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1700만 여성 노동자 가운데 한 명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들을 봐야 할 것이고 이런 책임을 가지고 있다. 이런 책임이 지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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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주연상은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열연한 라미 말렉에게 돌아갔다. 그룹 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그는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했다.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아웃사이더에서 시대를 앞서가는 독창적인 음악과 퍼포먼스로 관중을 사로잡기에 이르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실제 연인이자 극 중 메리 오스틴을 연기한 루시 보인턴과 진한 키스를 나눴다. 무대에서는 "어린 시절 저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 생각했다면 정말 머리가 터졌을 것"이라며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남성 그리고 이주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 또한 이집트에서 온 이민자 가정의 아들이다. 이런 스토리를 이야기할 수 있게 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편집상과 음향편집상, 음악효과상도 휩쓸어 4관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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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여우주연상에서도 일어났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의 올리비아 콜맨이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더 와이프'의 글렌 클로즈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녀는 이름이 호명되자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무대에서도 시종일관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하며 제작진과 가족에게 감사를 표했다. 클로즈 등 후보에 함께 오른 수상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미안해하기도 했다.


그는 더 페이버릿에서 절대 권력을 지녔으나 히스테릭하고 변덕스러우며 유약한 성미를 지닌 영국 여왕 앤을 세심하면서 다층적으로 연기했다. 사랑이나 우정이 결핍이나 억압에 묶여버리는 현상을 그려내며 그 끝에 자리한 외로움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새로운 번민이 움트면서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한 한 여인의 새로운 출발이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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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조연상은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리자이나 킹에게 돌아갔다.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클랜스맨'은 각색상을 받았고, '바이스'는 분장상을 수상했다. '블랙팬서'는 미술상·의상상·음악상 등 3관왕을 차지했으며, '퍼스트맨'은 시각효과상을 받았다. 주제가상은 '스타 이즈 본'에서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가가가 함께 부른 '셸로'에게 돌아갔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장편 애니메이션상, '바오'는 단편 애니메이션상으로 각각 수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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