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 카르텔, 이게 나라냐"…'불편한 용기' 광화문 광장서 6번째 시위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불법촬영 범죄를 규탄하는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 주최로 열린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6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시위는 '불편한 용기'의 여섯 번째 시위이자 잠정적으로 마지막 시위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사법당국이 불법촬영(몰카) 범죄를 편파 수사·판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모여 6번째 시위이자 마지막 시위를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었다.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를 열었다. 앞서 경찰의 몰카 범죄 편파 수사, 재판부의 편파 판결 주장에 더해 이날은 '웹하드 카르텔'로 불리는 불법촬영물 유통을 비판하는 구호와 성명을 함께 외쳤다.

이는 지난 10월 말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수사 대상이 됐고, 수사 과정에서 양 회장이 '리벤지 포르노'를 비롯한 불법 음란물 수만 건을 유포한 혐의가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참가자들은 '유작마케팅 웹하드사 양진호', '여자 팔아 쌓아 올린 IT 강국' 등 구호를 외치며 불법촬영물 유통 행위를 규탄했다.

'유작마케팅'은 불법촬영물 유출로 피해를 본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 영상에 '유작'이라는 제목을 달아 다시 유통하는 행동을 뜻하며, 양 회장이 실소유주인 웹하드 업체에서 이같은 영상이 유통된 것이 드러났다.

이들은 "얼마 전 웹하드 카르텔 문제가 터진 것을 보면서 대체 이 나라가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는 장난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붉은색이나 검은색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이른 오후부터 속속 광화문광장에 모여들었다.

주최 측은 앞선 시위와 마찬가지로 참가 자격을 '생물학적 여성'으로 제한했으며, 시위는 올해 5월 처음 시작된 이래 이번이 6번째다.

경찰은 '불편한 용기' 측이 촬영을 금지한 점을 고려해 시위대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을 제지했다. 한 남성이 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려다 경찰과 주최 측에 가로 막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위는 잠정적으로 마지막 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편한 용기 측은 앞서 19일 인터넷 카페에 '6차를 마지막으로 시위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