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세계인권선언 70주년' 2018 인권의 날 기념식 개최

인권위, 10일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서 각국 외교사절 등 초청해 기념식 열어
가수 이은미씨·모델 한현민씨·형제복지원 생존자 한종선씨 등 인권선언문 낭독
2018 대한민국 인권상에는 故 노회찬 국회의원…"노동자 인권 향상에 기여"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주교좌성당)에서 ‘2018년 인권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은 대한민국 인권 역사의 전환기인 6월 민주화항쟁이 시작된 서울대성당에서 각국 외교사절과 인권시민단체, 주요 종교계 지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각국은 매년 12월10일 유엔 세계인권선언 채택일(1948년)을 기념해 선언의 뜻과 정신을 되새기고자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은 인간 존엄과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국가와 모든 사람에 대한 공통의 기준을 제시한 역사적인 선언이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기념사에서 “온라인과 SNS에는 혐오의 말들이 넘쳐나고 전쟁과 기아의 공포에서 탈출한 난민들은 점점 배척당하고 있다. 여성들은 물리적 폭력을 넘어 디지털 성범죄의 위협에 노출되고, 노인과 아동에 대한 혐오도 일상이 되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범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위의 혐오차별대응기획단 활동과 인권기본법 제정 노력 및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올해 기념식은 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진행되며, 서울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식전 공연에 이어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한 70회 타종 및 관련 영상 상영, 세계인권선언 30개 조항 낭독, 국가인권위원장 기념사, 대한민국 인권상 시상, 소프라노 임선혜 기념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해 우리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 주요 조항을 선정하고, 조항과 관계된 이들이 낭독하는 순서가 마련됐다. 1조(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가수 이은미씨, 2조(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다)는 모델 한현민씨, 7조(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며 차별없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형제복지원 생존자 한종선씨가 낭독했다. 대체복무자인 야콥 할그렌 스웨덴 대사, 5.18 항쟁 고문 생존자 차명숙씨, KTX 승무원 김승하씨, 대한항공 박창진씨 등도 무대에 올랐다.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 조문객의 편지가 놓여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울러 2018 대한민국 인권상(국민훈장 무궁화장) 수상자로는 고(故) 노회찬 국회의원이 선정됐다. 고 노회찬 의원은 1982년 용접공 시절 노동운동을 시작해 노동자의 인권 향상에 기여했으며, 정당 및 국회 의정활동을 통해 여성, 장애인 등 약자의 인권 향상에 기여했다.

기념공연에서는 소프라노 임선혜가 괴롭고 힘든 삶의 순간을 위로하는 곡으로 유명한 ‘아베마리아’, 모두가 자유롭고 인간애가 가득한 세상을 꿈꾸는 ‘넬라 판타지아’,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 전부터 사랑받았던 ‘아침이슬’을 열창했다.

한편, 인권위는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을 전후로 우리사회 인권의식 향상을 위한 전시회와 캠페인 등을 추진하고 있다. 10일 하루 동안 네이버 메인화면 상단에 ‘인권의 날’이라는 스페셜 로고가 적용되며, 16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전시실에서 ‘세계인권선언 70주년, 대한민국의 인권을 말한다’ 전시회, 이달 말까지 모델 한현민씨 목소리로 TBS 라디오 차별 개선 캠페인 광고가 진행된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