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도·감청 기능 ‘아이지기’ 해킹 프로그램 개발…디지털 자료 분석 중
개발자 “양 회장 지시 직접 받은 것 아냐”…경찰 “양 회장 지시한 사항일 것”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폭행, 강요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16일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수원=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해킹프로그램 개발을 지시해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도·감청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소속 프로그래머 고모(4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이지원인터넷서비스는 양 회장이 실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터넷기술원그룹 계열사 5곳 중 한 곳이다.
경찰 조사에서 고씨는 “아이지기 등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은 맞지만 양 회장 지시를 직접 받은 것은 아니고 팀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다른 관계자들의 진술 등으로 미뤄볼 때 도·감청은 양 회장이 지시한 사항이라고 보고 있다.
제보자가 양 회장이 빼낸 개인정보라며 경찰에 제출한 직원 통화내역과 메시지 내용 외에 다른 증거가 남아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앞서 양 회장은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소속 직원들에게 메신저용 앱 '하이톡'을 깔면 자동으로 설치되는 '아이지기' 프로그램을 통해 전화통화기록과 메시지 내용, 연락처 등 수만건을 실시간 도·감청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한편,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 5일 정보통신망법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상습폭행, 강요 등 혐의를 적용해 양 회장을 구속기소 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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