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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논의 D-1…트럼프 압박 속 커진 딜레마, 러시아가 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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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본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본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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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내년도 석유생산량을 결정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논의를 하루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국제유가 폭락세에 대응해 원유 생산량을 줄인다는 큰 틀에서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각국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감축분의 상당부분을 떠맡게 될 사우디가 자말 카슈끄지 암살사건으로 미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가운데, 저유가를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재차 OPEC을 압박하고 나섰다. 비회원국인 러시아가 최종 감축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키'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바라건대 OPEC은 석유 공급량을 제한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세계는 더 높은 유가를 보고싶어 하지 않고,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을 제안하자, 저유가 유지를 위해 OPEC이 산유량을 줄이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OPEC과 비(非)OPEC 산유국(OPEC+)은 다음날인 6일부터 이틀 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내년 산유량 규모를 논의한다. 첫날 OPEC 회원국 간 논의가 먼저 진행된 이후,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이튿날에 합류하는 방식이다.

당초 이번 회의에서는 일일 130만배럴 규모의 감산 결정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확산됐으나, 회의를 하루 앞둔 상황은 부정적이다. 이날 무함마드 빈 하마드 알룸히 오만 석유장관이 공동점검위원회(JMMC) 직후 "러시아를 포함한 우리(OPEC) 모두 감산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밝혔음에도 시장에서는 감축조치를 장담해선 안된다는 회의론이 쏟아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실상 OPEC의 리더로 평가되는 사우디가 미국으로부터 전례없는 압박에 처한 가운데 또 다른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조차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아서"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아스펙트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암리타 센 역시 "감축 필요성에 대해서는 산유국 내 이견이 거의 없지만, 규모에 대해서는 협상이 어렵다"며 "대규모 감산은 복잡한 미국과 사우디 간 관계를 고려할 때 여전히 난제로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출신 언론인인 카슈끄지 암살사건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개입한 정황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결국 러시아가 어느 정도 감축분에 기여하느냐에 따라 최종 감산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카타르가 내년 탈퇴를 선언하며 OPEC의 정치적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는 모습이다. NBC는 "유가상승을 원하는 산유국의 욕구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균형을 이뤄야만 한다"며 "OPEC이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카타르의 탈퇴 등을 견뎌낼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연합의 카일린 비치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OPEC 회의가 최근의 회의들보다 정치적으로 더 불안정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분명히 그렇다고 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미국의 분노를 피하면서 생산량을 감축하려는 과정에서 오히려 산유국 회의 결과가 훼손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도 우려하고 있다. 제이콥 커르크가드 피터슨 국제경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감산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이행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발표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 여파 등까지 겹칠 경우 유가하락 압박은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미 유가 벤치마크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7% 내린 52.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1월 한달간 WTI 하락폭은 21.2%에 달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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