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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포스트 美중간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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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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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던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났다. 예상했던대로 하원은 야당인 민주당이, 상원은 공화당이 가져갔는데 일부 언론들에선 마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진 것처럼 묘사되는 듯 하다. 그러나 사실 미국 내 분위기는 그렇진 않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긴 했지만, 뭔가 찜찜하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처럼 보인다. 올 여름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하원 압승은 물론, 상원에서의 승리까지 기대했다. 중간선거로 트럼프 정부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게는 됐지만, 오히려 상원에서 공화당이 의석수를 늘리고 주지사 선거에서 선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서 주목할 부분은 어떤 것들일까.
첫째, 겨우 이기긴 했지만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다는 점이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승자독식 원칙에 따라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가져간다. 민주당이 원하면 청문회를 얼마든지 소집할 수 있고 자료 요구권도 갖게 된다. 주요 정책들에 제동을 걸거나 새로운 입법을 통해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제한할 수도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정책 실패를 야당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020년 대선 모드로 전환했다. 이때까지 야당이 본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증시 개장 2시간 후 올린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대통령을 괴롭힐 것이라는 전망이 주식시장의 큰 골칫거리"라며 벌써 주가 하락의 원인을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둘째, 공화당=트럼프당이 됐다는 점이다. 정치경력이 부족하고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난하던 전통적 공화당 의원들이 많았지만 이번에 상당부분 물갈이됐다. 지난 대선에서 반트럼프 선봉에 섰던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마저 선거 막판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원 유세를 요청하며 무릎을 꿇었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제동을 걸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세력, 즉 '트럼피스트'들을 중심으로 아랑곳하지 않고 갈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전망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통상정책 면에서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더라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민주당은 뼈아픈 반성을 했다. 중국의 보복관세가 미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중간선거에서 '러스트벨트', '팜벨트'의 트럼프 지지는 여전했다. 민주당 주요 지지지역인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농업 종사자들 집 앞에는 트럼프 지지 광고를 걸어놓은 경우가 많아 이슈가 되고 있다.
때문에 미중 무역갈등 해소와 같은 극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 관세 부과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일단 중간선거에서 트럼프가 큰 패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무역협상을 위해 포석을 까는 듯 하다. 우리 역시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불똥이 튀지 않을지 잘 계산해야 한다.

대북정책의 경우 민주당이 인권 문제를 앞세워 북한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중간선거 직후 진행될 예정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회동이 취소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대해 이미 장기화를 선언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도 대비책을 튼튼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대선 직전까지 여론전에만 휘둘리다 한국 정부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말이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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