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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정은경 "후진국病 결핵 2030년 이전 퇴치"

최종수정 2018.11.12 10:30 기사입력 2018.11.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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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불명예
OECD 국가 중 발생률·사망률 1위
2022년까지 발생률 절반으로 감축

메르스 정부·국민 인식 개선 효과
추가감염자 없지만 긴장 못 늦춰
입국 검역체계 사람 중심 전환해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5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5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결핵은 후진국병이다. 위생 환경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 주로 발병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가 대표적이다. 그런 후진국병을 한국이 앓고 있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결핵 후진국' 오명을 씻는 것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지상과제다. 정 본부장은 "2030년 이전에 결핵퇴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학생ㆍ성인ㆍ노인 등 연령별 접근 전략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6ㆍ25전쟁 이후 빈곤과 관리체계 부재로 결핵 발생률이 아주 높았지만 최근 감소추세다. 그러나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다. 2016년 OECD 가입국 35개국의 인구 10만명당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은 각각 11.7명, 1.0명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는 각각 77명, 5.2명에 달한다.

질본은 결핵관리 후진국 불명예를 벗기 위해 국가결핵 관리사업을 강화하고, 범정부ㆍ지자체와의 협력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최근 남북간 보건의료 협력 물꼬가 트면서 결핵은 예방ㆍ진단 협력을 위한 최우선 감염병으로 꼽힌다. 감염병 예방의 최전선에 있는 질본의 대응현황과 향후 추진계획을 들어봤다.
-지난해 결핵 신환자수는 2만8161명에 달하고 이 중 1816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결핵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결핵은 결핵균이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결핵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 말을 할 때 결핵균이 공기 중으로 퍼진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노출돼 감염은 됐으나 실제 결핵으로 발병은 하지 않은 상태로 전염성은 없다. 하지만 잠복결핵은 면역력이 저하되면 활성화돼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노인환자가 결핵환자의 42%를 차지하는데 과거 1950ㆍ60년대 결핵균을 몸에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 노령화되면서 균이 활성화된 사례가 많다.

-지난 8월 '제2기 결핵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했지만 결핵발생이 지속되면서 최근 국감에서 이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어떤 보완책을 마련중인가.
▲'2기 결핵관리 종합계획'은 2022년까지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률을 2016년(인구 10만 명 당 77명) 대비 절반 수준인 인구 10만명 당 40명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특히 내부적인 도전과제는 노인결핵의 증가를 막는 것이다. 고령화로 노인인구는 계속 늘고 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잠복결핵 상태인데 점차 나이가 들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현증(現症) 결핵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감염원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일일이 검사를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잠복결핵 상태인 사람 중 현증결핵으로 발전하는 사람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잠복결핵 약물의 경우 간독성 등 부작용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노숙인 등 고위험 취약계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외국인 결핵도 증가하는 추세여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책을 마련중이다. 각 지자체를 비롯해 학생(교육부)ㆍ직장인(고용부)ㆍ노인(복지부) ㆍ외국인(외교부) 등 부처간 협력을 통해 연령별 맞춤전략을 세밀하게 짜 추진ㆍ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3년만에 재발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 추가 감염자 없이 공식 종료됐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가 질본 등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는데.
▲강조하고 싶은 것은 메르스가 '종식'이 아니라 '종결'이라는 것이다. 메르스는 365일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015년 국내를 강타한 신종 감염병 메르스는 확진환자 186명, 사망자 38명, 격리자만 1만6693명에 달했지만 올해는 확자환자 1명을 제외하고 더이상의 추가 감염자는 없었다. 대응 전 과정에서 질본이 방역 컨트롤타워를 맡아 복지부 및 관계부처(행안부, 외교부, 경찰청, 지자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역학조사, 환자, 접촉자 파악ㆍ관리를 유기적으로 수행한 결과다. 그러나 절대 안심해서는 안된다. 지난해에는 220명이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됐고, 올해도 현재까지 264명의 의심환자가 나왔다. 언제든지 확진환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신고사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으며, 2015년 이후 강화했던 대책들이 잘 작동되는지 살피고 있다.

-2015년과 비교할 때 초기대응이 잘됐다. 3년 전과 비교할 때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
▲국민과 정부가 메르스를 첫 경험해 본 뒤 인식의 개선이 이뤄졌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3년 전에는 의료인조차 메르스를 알지 못했고, 국가차원에서도 감염병 대응체계가 잘 작동하지 않아 사태를 조기에 막지 못했다. 기존에는 국내 감염병이 중심이었다면 메르스는 해외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유입돼 전파된 첫 사례다. 의료기관ㆍ공중보건ㆍ해외유입 감염병에 대한 한계를 노출하면서 개선이 이뤄졌다. 올해는 환자 발생 직후 브리핑 등 신속한 대국민 정보를 제공해 접촉자 관리 등에 국민들이 적극 협조했다. 또 2015년 메르스 대응과정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24시간 긴급상황실 설치, 역학조사관 확충, 진단검사체계 개선, 음압격리병상 확충 등에 나선 것이 메르스 조기 종결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음압격리병상의 경우 2015년에는 19개소 70병실 118병상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9개소 161병실 199병상으로 늘었다.

-올해도 메르스 확진환자가 공항 검역대를 무사통과하면서 허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환자의 입'에 의존한 검역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검역은 다층적인 방역체계의 하나이다. 잠복기에 입국하거나 환자본인이 고의로 감염사실을 숨긴다면 검역 단계에서 발견할 수 없다. 감염증상에 대한 판단도 주관적이다. 자발적인 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감염병은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 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경우 검역관에게 즉시 알리고 진단검사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층시스템을 구축해 검역단계의 한계를 전후 시스템으로 보완하고, 자발적인 신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검역체계 개선을 검토중이다.

-입국 시 제출하게 돼 있는 건강상태질문서가 과거 감염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감염병이 이전에는 세균 중심이었다면 메르스 등 요즘은 다 바이러스다. 과거에는 주로 선박 통한 항만 검역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공항 중심의 사람검역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독이나 규제 중심의 검역 체계를 사람 중심의 검역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이런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내부 TF를 통해 건강상태질문서 개정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치명률과 전염력이 높은 감염병을 분류해 집중 검역하는 체계로 개편할 계획이다.

-감염병 대처를 위해서는 역학조사관 등 숙련된 전문인력 확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
▲역학조사관 충원을 위해 올해 질본의 역학조사관 정원을 30명에서 43명으로 늘려 현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원을 많이 하지 않는다. 현재 감염병예방법상 각 시ㆍ도별 2명 이상의 역학조사관을 두도록 돼있고 전체 17개 시ㆍ도에 53명의 역학조사관이 있지만 시ㆍ도 인구와 병원감염 및 일상 감염병의 규모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질병관리도 결국 사람이다. 신종감염병과 원인 불명 감염병 유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역학조사관을 양적ㆍ질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만성질환과 희귀질환에 대한 예방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치매 R&D'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구고령화 등으로 치매환자가 급증하면서 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동 범부처 사업으로 '치매극복 연구개발사업' 추진계획을 마련해, 본 예비타당성 조사 심의 중이다. 심혈관질환, 각종 희귀질환에 대한 지원, 호흡기 알레르기 등 만성 질환에 대한 건강조사, 역학적인 연구 강화가 필요하다. 국가보건의료인프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작업들에 더욱 역량을 기울이겠다.

대담 이정일 4차 산업부장
정리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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