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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후 보완책만 되풀이…근본 처방 없는 '대책 공화국'

최종수정 2018.08.22 15:36 기사입력 2018.08.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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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추가고용장려금 대상 확대 놓고 당정간 엇박자
현금살포식 정책·선심성 복지에만 치우친다는 비판도
부동산 시장 대책도 헛발질…현장조사 논란만 키워
22일 국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한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왼쪽5번째부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22일 국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한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왼쪽5번째부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부가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소득 양극화 문제, 자영업 업황 불황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 없이 땜질식 대처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정책을 시행한 이후 현장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면 민심을 되찾기 위해 곧바로 후속 대책을 발표하는 방식을 되풀이하고 있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도 그렇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대책으로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을 내놨다가 현장에서 이렇다 할 효과가 나지 않자 근로장려세제(EITC)를 대폭 확대하는 방식으로 선회하는 등 일관성 없이 임기응변식 대처에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보완책을 짜내려다 보니 정부 내 엇박자만 나오고 있다. 22일 정부와 여당에 따르면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소상공인ㆍ자영업자 지원 대책에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지급 대상을 5인 미만 소상공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넣으려 했지만, 고용노동부가 반대 의견을 표시해 최종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고용장려금은 청년을 정규직으로 추가 채용했을 때 지급하는데, 5인 미만 소상공인이 정규직 직원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청년 고용의 안정성은 줄어들고 지원금만 남용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영세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에 세금을 환급해주는 EITC 제도를 확대ㆍ강화하는 것을 주요 정책 대안으로 내놨다. 그러나 EITC는 앞으로 세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최저임금위원회 구성 문제 개선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공론의 장을 열어 사회적 논의를 거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을 짚거나 소상공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대책은 보이지 않고, 변죽을 울리는 수준의 대처만 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 후 보완책만 되풀이…근본 처방 없는 '대책 공화국'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상가 임대료, 카드 수수료, 가맹점 계약 문제를 건드리면서 가장 본질적인 최저임금 문제는 피해가려는 태도에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적으로 을의 입장인 자영업자의 비용을 강제적으로 올린 것과 다름없다"며 "설상가상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자영업 소득이 줄어들자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이를 메우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현금살포식 정책, 선심성 복지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재정 투입 대비 지출 효과도 따져보지 않고 내년에는 지출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만 내놓기 때문이다.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실업급여 지급액을 7조4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증액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실업급여 규모가 커질수록 사업주ㆍ근로자의 고용보험료 부담이 더욱 커진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은 27%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부담률은 한 해 동안 국민이 내는 세금에 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더한 뒤 이를 그해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이다. 국민부담률은 2013년 24.3%에서 2014년 24.6%, 2015년 25.2%, 2016년 26.3% 등으로 매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0.6%포인트 올랐다. 항목별로 보면 건강보험료가 35조9000억원으로 최근 4년간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근로소득세(30조2754억원), 취득세(29조1194억원), 국민연금(23조7억원), 법인세(23조5526억원)의 순이었다. 저소득층, 영세 자영업자들은 각종 세제 혜택을 받지만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회사원이나 중산층은 세 부담, 사회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소득 분배에 방점을 둔 내년도 세제개편안은 세금을 내는 국민과 혜택을 받는 국민 간에 또 다른 '을과 을의 갈등'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정책 후 보완책만 되풀이…근본 처방 없는 '대책 공화국'

정부의 부동산시장 대책도 헛발질에 그쳤다. 국토교통부가 서울시, 한국감정원 등 관계기관 합동 시장점검단을 구성해 부동산중개업소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실효성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 집값을 잡겠다면서 불법 행위 단속에 나섰지만, 당사자인 중개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헛걸음'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에도 반복됐던 장면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서울 집값이 뛸 때도 관계기관 합동으로 부동산거래조사팀을 꾸려 대대적으로 현장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미리 정보를 입수한 중개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숨바꼭질만 하다 말았다.

국토부는 부동산중개업소에 이어 재건축조합에 대한 실태 점검에도 나선 상태다. 민원 제기가 많은 조합을 중심으로 운영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없는지 살핀다는 취지다. 서울 집값 과열의 진원지로 재건축 단지를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대로 시장이 움직일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초에도 강남 재건축 과열 흐름을 잠재우고자 '재건축 부담금 부과'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등의 카드를 꺼냈지만 아파트 값은 다시 뛰고 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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