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노회찬 눈물의 영결식…"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더 강해지겠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27일 국회 정현관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장으로 노회찬 원내대표 영정사진이 들어오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27일 국회 정현관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장으로 노회찬 원내대표 영정사진이 들어오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AD
원본보기 아이콘


서울 빈소에 추모물결 이어져…조문객 3만8741명 찾아
영결식은 국회장으로 격상…장의위원장에 문희상 의장

이정미·심상정 의원 조사…남양주 마석모란공원 안치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임춘한 기자, 박세원 인턴기자] '진보 정치의 아이콘'인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이 27일 유족과 당원, 지지자들과 동료 의원들의 배웅 속에 국회장으로 엄수됐다. 30년 진보 정치의 여정을 마감하던 이날 영결식장은 민중의 친구를 잃은 통곡의 눈물로 바다를 이뤘다.

이날 영결식은 오전 9시58분께 노 원내대표의 마지막 국회 등원으로 시작됐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으로 오전 9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발인한 노 원내대표의 영정이 들어왔다. 국회장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자리한 가운데 시민들도 노 원내대표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본청 앞에 모였다. 자유한국당에선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대신해 김성태 원내대표가 영결식에 참석했다.

본청 앞에서 오전 10시부터 치러진 영결식에선 검은색 옷차림의 조문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비교적 차분한 표정이었지만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고인에 대한 영결사는 문 의장이, 조사는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과 김호규 금속노동자가 낭독했다.
문 의장은 영결사를 통해 "이곳 국회에는 한여름 처연한 매미 울음만 가득하다. 제가 왜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이냐.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이냐"며 "태양빛 가득한 계절이건만 우리 모두는 어두운 터널에 들어선 듯 참담한 심정으로 모여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이어 "낡은 구두, 오래된 셔츠와 넥타이가 말해주는 대중정치인의 검소함과 청렴함은 젊은 세대에게 귀감이 됐다. 한국 정치사에 진보정치와 생활정치의 깃발을 세워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서민의 버팀목이 됐다"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으며, 명예를 중시하고 신중했던 삶이었다.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27일 국회 정현관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27일 국회 정현관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

이 대표는 조사를 통해 "소중한 노회찬이, 무겁고 무거운 양심의 무게에 힘겨워할 때 저는 그 짐을 함께 나눠 지지 못했다"며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수많은 노회찬의 부활로 진보정치의 큰 꿈을 이루고 이 나라가 평등,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 됐다고 기쁘게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평생 동지인 심 의원은 조사를 낭독하기 전부터 눈물을 떨궜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제가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인가? 저는 싫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그저 뒤로 숨고만 싶다"며 "생각할수록 자책감에 서러움이 밀려온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당신을 잃은 오늘, 우리는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며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다.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사를 마친 이후 노 원내대표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고 고인의 큰조카인 선덕씨가 유족을 대표해 인사했다. 조문객의 헌화와 분향을 끝으로 영결식은 마무리됐다.

이후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의 선행에 따라 고인의 영정 사진은 생전 발자취가 남아있는 국회의원회관 510호를 둘러본 뒤 정의당 당사를 방문하는 절차를 마쳤다.

앞서 오전 9시 고인의 운구행렬은 빈소를 떠났다. 운구는 정의당의 윤소하ㆍ김종대 의원, 한창민 부대표, 여영국 경남도당위원장, 신장식 사무총장, 김영훈 노동본부장이 맡았다. 장례식장 앞은 고인을 보내기 위한 인파로 가득했다. 링거를 맞은 상태에서 고인을 보내는 환자 조문객의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운구차가 이동하자 "잘 가요" "가지마요"라며 눈물 섞인 외침으로 고인을 떠나보냈다.

27일 국회 정현관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27일 국회 정현관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

이날 영결식은 국회의 요청으로 전날부터 국회장으로 격상됐다. 이에 따라 문 의장이 공동장례위원장을, 국회의원 전원이 장례위원을 맡았다. 빈소 조문은 당초 오전 8시까지 받기로 돼있었으나 마지막으로 고인을 보려는 인파로 조문은 계속 이어졌다. 정의당 측은 이날 오전 8시까지 총 3만8741명의 조문객이 빈소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영결식을 마친 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거쳐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박세원 인턴기자 claire418@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