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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원톱이 골 없이도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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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 지루 [사진=FIFA 공식 페이스북]

올리비에 지루 [사진=FIFA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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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546분 동안 0골.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는 이번 러시아월드컵 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골은 공격수의 숙제다. 골을 넣지 못한다는 비난은 공격수들에게는 숙명과도 같다.

지루는 골을 넣지 못했지만 이 비판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웠다. 월드컵에서 득점하지 못했지만 디디에 데샹 감독은 그를 중용했다. 전세계 언론들도 그가 골을 넣지 못한다고 지적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지루가 득점을 빼고는 중요한 역할을 다 했기 때문이다. 그는 프랑스 공격의 가장 앞선에 섰지만 득점이 아닌 연계가 그의 할일이었다. 그는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에서도 연계플레이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에는 킬리안 음바페, 앙트완 그리즈만 등 좋은 2선 공격수들이 있었도 그는 공을 받으면 이들에게 좋은 패스를 주는 데 더 집중했다.
실제 월드컵에서 프랑스의 경기를 보면 지루가 상대 수비수들 사이의 빈틈을 파고들어서 위치를 점해 후방에서 날아오는 공을 받고, 2선 공격수들이 들어오면 공을 내줘서 공격 속도를 높이는 장면들이 많았다. 지루가 뒤로 돌아서지 않더라도 공을 뒷발로 살짝 내주기만 해도 프랑스의 공격이 물흐르듯이 전개됐다. 지루의 패스 타이밍과 방향이 워낙에 좋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크로아티아와의 결승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루는 후반 중반에 상대 수비수 두 명사이에서 공을 받아서 그리즈만에게 공을 잘 연결했다. 다양한 기술로 패스하기도 했다. 후반 17분에는 오버헤드킥으로 번개 같이 그리즈만에게 패스했지만 수비에 의해 차단됐다. 연결만 됐다면 결정적인 슈팅 기회로 연결됐을 장면이었다. 이날 터진 득점 이전 연결장면들을 잘 살펴보면 지루가 넓은 폭으로 움직이면서 수비수들을 교란했기 때문에 찬스가 생겼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데샹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 나갈 선수 명단을 결정할 때도 보면 지루에 대한 신뢰가 대단해보였다. 붙박이 주전 공격수였던 카림 벤제마를 과감하게 제외했다. 벤제마가 지난 시즌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에서 부진했다고는 하지만 프랑스 대표팀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손꼽혔다. 하지만 데샹 감독은 과감하게 그의 이름을 뺐다. 지루로도 충분히 팀의 공격 전술을 완성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르며 지루는 그 신뢰에 부응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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