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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길 것 챙긴 트럼프, 북한식 '벼랑끝 전술'로 김정은 압박

최종수정 2018.05.25 13:54 기사입력 2018.05.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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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저서 '거래의 기술'로 본 북·미 정상회담 취소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전격 취소를 발표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회담장에 옮길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987년 쓴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을 보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이유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때 이 책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업적의 하나이며 성경을 제외하고는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거래의 기술’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해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소개하면서 “이 책에는 그의 변칙적인 행동 뒤에 숨은 동기들이 나와 있다”고 썼다.

트럼프는 이 책에서 거래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11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소개했다. 3번째 원칙은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또한 유연한 자세를 유지한다. 한 가지 거래에만 몰두하지도 않고, 한 가지 방식만을 고집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비 핵화를 위해 대화라는 한 가지 방식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당신은 당신의 핵 능력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우리 것은 너무나 막대하고 강력해서 신께 이것이 사용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대화 외에도 핵이라는 다른 방식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책에서 상대방이 협상을 주도하려 할 때는 끌려 다니지 말고 판세를 뒤집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대방이 하자는 대로 하면 자신에 불리한 결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 정부를 연일 비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을 주도하려는 포석으로 본 것이다. 상대가 주도하는 협상장에 어쩔 수 없이 끌려 들어가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희망을 크게, 비용은 적당히'라는 원칙도 있다.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라도 체면을 위해 무리하게 진행하면 결과적으로 실속이 없다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은 이 회담이 좋은 프로젝트이긴해도 큰 비용을 들이지는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회담장을 박차고 일어날 때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행사를 한 날이 협상 테이블을 걷어 차기에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응하겠다고 밝힌 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송환하는데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는 이제 집에 돌아와 가족과 있는 억류자들을 풀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다. 아름다운 제스쳐였고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챙길 것은 챙겼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은 사소한 문제를 트집 잡아 판을 깨는 북한 방식으로 협상 테이블을 걷어 찼다. 북한의 전매특허인 '벼랑 끝 전술'로 북한을 압박한 트럼프의 승부수는 즉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트럼프의 회담 취소 발표 하루도 안 돼 발표한 담화에서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꼬리를 내렸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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