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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취소…中 중재자 역할 또 부각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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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취소…中 중재자 역할 또 부각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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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25일 북미정상회담 취소 관련 중국 정부의 공식반응이 나오기 전 중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시점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완전 폐기 직후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성공 개최의 지지 입장을 드러냈던 중국이 원만한 해결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중앙(CC)TV는 이날 새벽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소식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뒤 북미정상회담 취소 내용과 한국의 반응 등을 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새벽 사평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자마자 나온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이라는데 주목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성실한 노력을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이 혼란스러운 결정을 했다는 뉘앙스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은 그동안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한반도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하며 북미정상회담 성공 개최의 지지 입장을 보였었다.

환구시보는 2006~2017년 총 여섯 차례 핵실험을 진행했던 유일한 장소인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북한의 노력을 호평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중대한 발걸음을 내딛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이 핵실험장 폐기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왔다는 점은 북한으로 하여금 트럼프 대통령이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한 행동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한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기함으로써 비핵화를 향한 극도의 성실성을 보여줬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북미회담 취소 결정으로 한반도의 완화된 정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도전들은 한반도 비핵화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북미 대립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할 것이라며, 양쪽 모두 서로를 자극하는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핵무기 실험을 멈추고 비핵화를 위해 전진하고 있는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중국 내에서는 미국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이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북미, 한미 관계 뿐 아니라 중국의 중재자 역할 부각과 이로인한 중미 관계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북한의 태도 변화 배후로 중국을 지목한데다 남중국해 문제로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고, 중미간 무역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상황이 아니어서 중국이 역할론을 강조할 경우 한반도 이슈를 놓고 양국의 팽팽한 기싸움이 또 다시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다만, 미국이 이번 북미정상회담 취소와 관련해 (배경으로)중국을 끌어들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도 당장 미국을 자극하는 반응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러 사안으로 중미 관계가 예민해 있지만 상황 변화 속도가 워낙 빠른만큼 양국관계 변화 역시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무산된 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해 북미, 한미 관계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의 강경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을 압박했을 것"이라며 "미국은 과거부터 대(對)북 압박이 북한을 굴복시켰다고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미국을 비난하겠지만 비핵화 약속을 깨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북미, 한미 관계가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인민대의 북한 전문가인 청샤오허(成曉河) 교수는 "북미간 대립이 트럼프-김정은 회담 분위기에 독이 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부담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싶었을 것이고,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후 회담 취소 결정을 발표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의 회담 취소에 대해 "나쁜 뉴스"라면서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며 중국의 역할이 또 다시 부각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으로 북미관계가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해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진화 작업에 나선 만큼 아직 회담 재개의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진창이(金强一) 연변대 교수는 "실질적 회담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판을 깬 것은 북한이 회담 테이블에 나올 때 확실히 각오하고 나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북미 간 이견 조율이 된다면 아직 희망 있어 보인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패를 던졌고 북한에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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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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