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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터키군악대 음악을 본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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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메흐테르 군악대', 세계 최초의 군악대
베이스 드럼, 심벌즈 등 대표 군악기 모두 터키서 유입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부터 다시 서양에서 재수입된 군악대


세계 최초의 군악대이자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탄생의 기원이 된 것으로 알려진 18세기 메흐테르 군악대의 모습을 그린 그림.(사진=국방홍보원)

세계 최초의 군악대이자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탄생의 기원이 된 것으로 알려진 18세기 메흐테르 군악대의 모습을 그린 그림.(사진=국방홍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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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보통 세계사에서 가장 뛰어났던 천재음악가로 손꼽히는 볼프강 아메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가 1783년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제11번 A장조(K.331)'를 두고 '터키행진곡'이라 불린다. 이 곡은 1683년 오스트리아와 폴란드 연합군이 오스만 투르크군을 격파한 제2차 빈(Vien) 공방전 승리 100주년 기념으로 쓰여진 곡이라 알려져있다.


그런데 이 터키행진곡은 모차르트 뿐만 아니라 18세기~19세기 고전주의시대 유명한 음악가들로 알려진 하이든과 베토벤도 하나씩 남겼다. 당시 터키풍 음악이 유행했기 때문으로 알려져있는데, 이 음악들은 모두 전 세계에서 최초로 결성됐다는 군악대인 터키의 '메흐테르(Mehter) 군악대'의 음악을 본떠 만들었다.

보통 군악대는 서구에서 왔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고, 우리나라에도 구한말인 1896년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 대한제국군 내에 만들어지다보니 서구의 산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실제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오로지 군악을 위해 편성된 부대를 만든 나라는 터키였던 것으로 알려졌고, 서구의 군악대는 이 터키 메흐테르 군악대에서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


지난 2014년 경주에서 열린 '이스탄불 in 경주' 행사에서 공연 중인 메흐테르 군악대의 모습(사진=국방홍보원)

지난 2014년 경주에서 열린 '이스탄불 in 경주' 행사에서 공연 중인 메흐테르 군악대의 모습(사진=국방홍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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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메흐테르는 페르시아어로 뛰어나다는 의미로 고위 관리들의 시종장을 의미하는 단어였으나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세워진 이래로는 군악대 그 자체를 의미하는 단어가 됐다고 한다. 실제로 군악대 성격의 취주악단은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존재했지만, 순전히 전투시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고 적에게 공포심리를 주기 위해 편성된 군악대는 이 메흐테르 군악대가 처음이었다고 알려져있다.


메흐테르 군악대는 전장에서 사기를 북돋기 위해 중동 전역에서 다양한 악기를 들여왔다. 음유시인, 마을 음악대, 유대교 성가대, 수피교 음악가 등 오스만 투르크가 지배한 지역들에서 유능한 음악가들과 악기들을 모조리 끌어들여왔다. 이 결과 트럼펫, 심벌즈, 드럼 등 오늘날 군악대의 상징인 악기들이 처음으로 군에 유입됐다.

이후 메흐테르 군악대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모든 전장의 가장 앞에 섰으며, 제국의 확장과 함께 그들의 악기는 유럽으로 전파된다. 1683년 제 2차 빈 공방전에서 오스만 투르크 군대는 빈을 함락시키지 못하고 패퇴했으며, 군악대가 남기고 간 플루트, 심벌즈, 드럼, 트럼펫 등은 오스트리아군의 전리품이 됐다. 이들은 승리를 자축하며 투르크식의 의상을 입고, 적군의 악기를 연주했으며 가장무도회와 퍼레이드를 벌였는데, 이때부터 이 터키 군악대의 악기는 유럽 전역으로 전파됐다고 한다.


영국 근위병 군악대의 모습. 서구 국가들의 군악대는 18세기에 대부분 만들어졌으며, 주요 악기들인 트럼펫, 심벌즈, 베이스 드럼 등은 모두 오스만 투르크에서 건너간 악기들이었다.(사진=아시아경제DB)

영국 근위병 군악대의 모습. 서구 국가들의 군악대는 18세기에 대부분 만들어졌으며, 주요 악기들인 트럼펫, 심벌즈, 베이스 드럼 등은 모두 오스만 투르크에서 건너간 악기들이었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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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부터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약화되고 동유럽 국가들과 외교가 활발해지면서 군악대는 평화의 사절 역할도 하게됐다. 1720년 메흐테르 군악대의 악기는 폴란드에 선물로 보내졌고, 5년 후인 1725년에는 러시아에도 보내졌다. 18세기를 지나가면서 유럽 모든 국가에 군악대가 탄생했으며 이들은 터키의 베이스 드럼과 심벌즈 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유럽인들은 이 터키에서 들어온 중동 악기들에 자신들의 새로운 음악과 리듬을 불어넣었다. 고전주의 시대를 거치며 만들어진 수많은 교향곡들과 행진곡들은 오페라 공연장부터 전쟁터까지 널리 울려퍼지게됐다. 19세기에 이르러 유럽의 세계 제패와 식민지화가 시작되면서 그들이 17세기 터키로부터 배워갔던 군악대와 그 음악들은 역으로 중동 및 아시아 전역에 수입되기 시작했다. 군악대가 서구의 것으로 인식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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