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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그래스버그 금광…결국 경영권 되찾은 조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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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업체 지분 매입…50여년만에 탈환

[아시아경제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세계 최대 금광인 인도네시아 파푸아주 소재 그래스버그 광산의 경영권을 본격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했다.


18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중부 자카르타 보고르의 대통령궁 앞에서 9일간 텐트 농성을 벌인 3명을 비롯한 그래스버그 광산의 채굴 업체 프리포트인도네시아(PTFI) 소속 해고 노동자들에게 재고용 기회를 보장하고 처우를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3명의 해고 노동자는 농성을 중단하고 해산했다.

이처럼 해고 노동자들의 농성 사태가 해결된 것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PTFI의 경영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과시한 첫 번째 사건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12월21일 기존 대주주인 미국 프리포트-맥모런사로부터 주식 일부를 넘겨받아 과반인 51.23%(기존 9.36%)의 지분을 소유하게 됐다. 이를 위해 국영 광산 업체 '이날룸(Inalum)'이 프리포트-맥모런사에 지불한 돈은 총 38억5000만달러(약 4조33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지분 구조는 이날룸 26.23%, 이날룸+파푸아주 공동 출자인 '인도네시아파푸아철광물사(IPMMㆍPT.Indonesia Papua Metal & Mineral)' 25%에 기존 소유주였던 프리포트-맥모런사가 48.76%를 갖고 있는 구조다. 프리포트-맥모런사의 기존 지분은 90.64%였다.


이 광산은 미국의 글로벌 광산 업체 프리포트-맥모런이 1967년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구리 채굴권을 넘겨받아 운영하면서 시작됐다. 인도네시아 건국의 아버지인 수카르노 대통령을 쿠데타로 무너뜨린 수하르토 대통령이 친서방주의를 표방하고 외국인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개방 정책을 펼치겠다며 벌인 일이었다.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1997년 채굴 계약을 2021년까지 연장해주고 금ㆍ은 채굴권까지 넘겨줬다. 이로 인해 이 회사는 막대한 이득을 얻어갔다. 정글의 산악 지대에 광산을 개발하는 데는 어마어마한 초기 투자가 필요했고, 이를 맡은 프리포트-맥모런사는 관세 혜택도 누렸다.


그래스버그 광산은 금 보유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고, 구리 광산도 세계 2위의 보유량을 자랑한다. 프리포트-맥모런사는 2017년 전체 운영 수익의 47%를 이곳에서 얻을 정도로 큰 이득을 얻었다. 반면 인도네시아 정부가 얻는 수입은 겨우 전체 순익의 9.36%(로열티)에 그쳤고, 환경 파괴도 엄청났다. 인도네시아 정부 회계국은 지난해 이 광산으로 인해 130억달러(약 14조6300억원)의 환경손실액이 발생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결국 인도네시아 정부는 2009년 그래스버그 광산 개발권을 넘겨받기로 결정한 후 관련 법령을 개정해 2019년까지 모든 광산 개발의 경영권(지분 51%)을 정부가 갖도록 법제화했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위도도 대통령이 2014년 취임한 후 더욱 압박이 심해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7년 1월 모든 광업 회사에 대해 원석 형태의 광물 수출을 금지하고, 제련되지 않은 농축물 형태로 제품을 수출하려면 특별광산허가(IUPK)를 받아야 하도록 규제하기 시작했다. 프리포트-맥모런사는 그해 2월 '항복 선언'을 했고 지분 매각 및 제련소 개발ㆍ로열티 인상 등에 합의했다. 현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스스로 광산 개발 능력을 갖춰 세계 최대 금광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오랜 야심을 품었고 이제 그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nyonya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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