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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리포트]노력 증명할 기회, 대학·취업뿐…"혁신적인 변화 있어야"

최종수정 2019.01.30 10:40 기사입력 2019.01.3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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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학벌주의에 갇힌 청춘

"차별 막는 사회안전망 매우 부족"
"기성세대 아직도 학별 편견 많아"
"교육, 제도 혁신적 수준으로 바꿔야"

[청년리포트]노력 증명할 기회, 대학·취업뿐…"혁신적인 변화 있어야"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


얼핏 마법 주문과도 같은 이 문구가 아이들의 입에서 외워지는 순간 차별의 내면화는 시작된다. 입시학원이 제공하는 수능 배치표에서 점수를 기준으로 대학을 나열한 뒤, 대학 이름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이 문구는 우리 사회의 학력ㆍ학벌주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학생들은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공부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노력을 증명할 기회는 대학 입시밖에 없다. 증명된 노력은 차별과 서열화로 고착화된다. 서울대는 연세대를, 연세대는 성균관대를, 성균관대는 경희대를, 4년제는 다시 2년제를 줄을 세운다.


결국 대학이란 노력의 산물이기에 누군가가 차별을 가한다 해도 원망할 수 없다. 그리고 내 노력의 산물에는 차별할 권리도 포함돼 있다. 학력ㆍ학벌주의 아래 모두가 피해자가 되기도 하며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현실이다.


이런 사회는 우리 모두의 삶을 팍팍하게 만든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원시사회에서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아군과 적군을 구분해야만 했고, 결국 동질성을 기준으로 차별을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늘날처럼 다양성이 존중돼야 하는 사회에선 차별을 막는 다양한 안전망이 필요한데 우리에겐 그것이 매우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돌파구는 뭘까. 전문가들은 기성세대의 역할을 강조한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은 "효율성 중심의 교육만으론 절대 안 된다"며 "인권과 다양성 교육에 방점을 찍는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교육을 혁신적인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곽 교수도 "한 기업 인사 담당자가 '블라인드 채용으로 뽑았더니 모두 지방대 학생이어서 걱정된다'라고 한탄하는 것을 들었다"며 "본인들의 기준으로 뽑았음에도 지방대 출신은 일을 잘하지 못할 것이란 편견에 싸여 있었다. 기성세대의 인식엔 여전히 문제가 많아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또 "차별을 금지하는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시행해 지금까지 이어져온 인식과 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며 "취업에 있어 학력, 나이, 성별에 의한 차별을 없앤다는 내용을 제도적으로 더욱 엄격하게 규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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