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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부활, 일본에서 배운다] 일자리 걱정없는 日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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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일본 도쿄역 앞 광장. 야경을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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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상승 인구 감소 맞물려
실업률 2.4% 25년만에 최저
[도쿄(일본)=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크리스마스를 맞아 북적이는 일본 도쿄역.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 앞에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사진을 찍는 일본 젊은이들의 얼굴이 밝아보였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절박함에서 오는 어두운 그늘이 없었다.

올해 대학입학허가를 받은 사이(17) 군은 "대학을 졸업하면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면서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글로벌 인재가 되고 싶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일본의 작년 실업률은 2.4%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구직자 1인당 구인자 수를 나타내는 유효구인배율은 평균 1.5이다. 기업과 인구가 밀집된 도쿄의 경우 2.0에 달한다. 구직자는 1명인데 일자리는 2개란 얘기다.

도쿄농공대학 3학년에 재학중인 사토(21)씨는 "일본에서 일자리 구하기는 크게 어렵지 않다"면서 "현재는 취미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세대인 회사원 미쓰시타(49)씨는 "경기가 좋아졌다"며 "주변을 둘러보면 취직이 어렵다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에 일자리가 넘쳐나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상승세와 인구감소세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장기 침체기간 동안 몸을 사리면서도 기술 만큼은 꾸준히 축적해온 일본 기업들은 아베노믹스를 통해 저금리와 고환율(엔저)의 물줄기를 만나 다시 움직이고 있다.

경기는 살아났는데 노동인구는 급격하게 감소했다. 일본의 지난해 출생과 사망에 따른 자연감소 인구만 45만명에 달한다.

박귀현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장은 "일본은 지금 일할 사람이 없어서 그들의 속담처럼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1947~51년생 '단카이(團塊) 세대'의 은퇴 시점인 2007년 이후 구인난이 본격화 됐다. 덩어리라는 뜻의 단카이 세대는 800만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노동인력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일자리가 넘쳐나고 구인이 어려워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조은호 코트라 일본지역본부장은 "현재 일본은 완전고용상태라고 해도 무방하다"며 "최근 30년간 일본의 노동인구가 30%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취직하겠단 사람보다 일자리가 더 많으니 일본 특히 도쿄 중심의 수도권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고를 수 있다. 수도권 대학 출신자들은 대여섯개 회사의 합격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입사 전 수개월동안 비교를 해 보고 입맛에 맞는 회사를 골라서 간다. 기업들은 이런 경우를 감안해 1.5배수의 신입직원을 뽑는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신입직원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차가 거의 없고, '취업재수'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실업률을 낮춘 중요한 요인이다. 소니, 도요타 등 대기업을 들어가든, 중소기업을 들어가든 신입 초봉은 20만 5800엔 수준으로 비슷하다.

비교하는 분위기가 없다는 문화적 요소도 일본의 낮은 실업률의 보이지 않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보다 과한 직장을 얻으려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조 본부장은 "경기부활과 인구구조 뿐아니라 일본 사람들 특유의 겸손한 문화, 평범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도 어렵지 않게 집을 가질 수 시스템도 넓게 보면 일본의 실업률을 낮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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