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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신한류 모색하다] 도로교통 컨설팅…한국기업 해외진출 길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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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한국도로공사, 60여개국에서 138건 총 855억원 민간 수주 지원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한국도로공사의 해외사업에는 원칙이 하나 있다. 한국 기업 간에 경쟁하는 사업에는 참여를 지양하고 국내 기업과 해외 발주기관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05년 해외사업에 첫발을 내딛은 이래 60여개국에서 138건 총 855억원의 민간 수주를 지원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도로공사가 개발도상국 정부 및 국제기구와의 기술 협력·연수 등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공공외교에 매진해 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5년에는 서울세계도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과 연합(컨소시엄)을 통해 아프리카 모리셔스를 비롯해 우간다·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잇따라 수주를 따냈다. 단순히 민간기업 지원을 넘어서 진입장벽이 높은 신규 해외시장 개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한국도로공사가 국내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모리셔스 교통 혼잡 완화 프로젝트관리·자문(PMC)사업 시공 현장

▲한국도로공사가 국내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모리셔스 교통 혼잡 완화 프로젝트관리·자문(PMC)사업 시공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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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는 2016년 11월 모리셔스 정부가 발주한 1083만달러(약 120억원) 규모 도로 혼잡 완화 프로젝트관리·자문(PMC)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한국과 모리셔스 양국 정부 간 협약(G2G)을 통해 추진됐다. 사업 초기 조사단계부터 계약에 이르기까지 도로공사가 앞장서 협상을 이끌었다. 그 결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제일엔지니어링과 경동엔지니어링의 모리셔스 진출을 성사시켰다.
해당 사업은 원형교차로 3개를 개선하고 교통 혼잡이 극심한 구간의 연결도로를 신설하는 것이다. 이 중 도로공사는 2개 구간에 대한 설계를 비롯해 입찰 지원과 시공 감리 및 하자 관리 등 발주처를 대행해 사업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PMC사업은 덴마크 코비와 영국 에이럽 등 소수의 글로벌 선도 엔지니어링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분야다.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도로공사 주도로 국내 기업과 함께 글로벌 PMC시장에 진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모리셔스 프로젝트의 의미는 더 커진다. 단계별로 나눠 진행되는 모리셔스 도로혼잡 완화 프로젝트는 도로공사가 수주한 1단계 사업에 이어 2단계 1100억원 규모 후속사업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참여해 개발금융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2·3단계 사업의 경우 터널공사가 포함돼 있어 기존에 터널 시공 경험이 없는 모리셔스에게는 도로공사의 오랜 시공 경험이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모리셔스 교통 혼잡 완화사업 조감도

▲모리셔스 교통 혼잡 완화사업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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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 아니라 도로공사는 올해 교통 전문가를 모리셔스 정부기관에 파견해 교통정책 자문에 응하고 도로교통 분야 컨설팅을 개발·제안했다. 도로교통 컨설팅을 사업화해 더 많은 한국 기업이 모리셔스 현지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이다.

우간다에서도 도로공사의 해외사업 실적과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 도로공사는 우간다 고속도로 마스터플랜 수립 컨설팅을 따내기 위해 한국 민간기업 및 현지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 미국과 독일의 유수 엔지니어링업체들과 경쟁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력 등 다른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우간다는 에티오피아·케냐·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 주요국을 잇는 요충지다. 캄팔라-진자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등 대형 고속도로사업이 예정돼 있어 한국 기업들에게도 관심도가 높지만 아직까지 도로 분야 진출은 미미한 상태다. 도로공사는 이번 우간다 고속도로 마스터플랜사업 수주로 그동안 중국 및 유럽 업체가 독점하던 우간다 도로건설시장에 첫발을 딛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이 사업은 우리나라의 ‘7×9’(남북 7개 축과 동서 9개 축의 격자형 고속도로망) 계획처럼 국가 기간도로망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성공적인 과업 수행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후속사업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지난 2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SK건설 등과 함께 알마티 순환도로 건설·운영사업을 수주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최초로 해외 민관협력(PPP)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카자흐스탄의 경제 수도 알마티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해당 도로는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일대일로’의 일부다. 공사기간 4년 2개월 및 운영기간 15년 10개월로 총 사업기간은 20년에 달한다. 도로공사는 해당 도로 운영·유지관리(O&M) 및 컨설팅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도로공사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아시아개발은행(ADB)·국제금융공사(IFC) 등 다자개발은행(MDB)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금융약정이 적기에 체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국내 고속도로 투자와 운영·유지관리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건설사가 약 2000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따내는 것은 물론, 도로가 건설된 뒤 운영·유지관리 부문에 동반 진출하는 성과를 이뤘다”며 “도로공사와 국내 건설사가 협력해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중국 등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초로 중앙아시아 민관협력사업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 외에도 도로공사는 글로벌 인프라 민관협력사업 급성장 기조에 발맞춰 국내 민간기업과 손잡고 콜롬비아·미얀마 등 해외 도로투자사업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올해에만 신규 해외투자사업 타당성조사 4건을 추진하는 등 중소기업의 해외 인프라시장 진출 기회 제공에 앞장서고 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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