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건설, 신한류 모색하다]"스톱, 체크!" 싱가포르 N106 현장, 안전을 외치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건설, 신한류 모색하다]"스톱, 체크!" 싱가포르 N106 현장, 안전을 외치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5>삼성물산 싱가포르 NSC N106 프로젝트
한광훈 삼성물산 싱가포르 NSC N106 프로젝트 현장소장


[싱가포르=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스톱(Stop), 체크(Check), 오케이(O.K), 고(Go)!" 싱가포르 남북을 가로지르는 복층형 지하고속도로 'NSC 프로젝트'의 N106 현장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외침이다. 이는 '현장에서 작업하다 이상한 점이 발견되거나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면 누구든 '스탑'을 외쳐라. 관리자에게 의심되는 부분을 확인 받은 후 괜찮다면 다시 작업하라'는 N106 현장의 기본 안전 지침을 지키기 위한 작업자들의 목소리다.

N106 현장을 총괄하는 한광훈 삼성물산 싱가포르 NSC N106 프로젝트 현장소장(사진)은 20년 전에도 싱가포르 현장에 있었다. 삼성물산이 싱가포르에서 지하철 1호선(703구간)을 시공하던 때였다. 그때와 비교하면 많은 것이 변했다고 한 소장은 회상했다. 헉 소리 나는 싱가포르의 차 값에도 도로 위 차들은 없던 교통체증을 유발할 만큼 크게 늘었고, 인프라 공사를 대하는 시민들의 반응 역시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다. 나중의 편의를 위해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인식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장 운영 방식도 20년 전과는 크게 변화했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안전이라고 한 소장은 강조했다. 그는 "안전 문제는 현장 작업자들이 각자 이를 얼마나 각인해 실행하느냐에 달려있는 '아래로부터 위로 향하는(Bottom-Up)' 이슈"라며 "현장 작업자부터 스스로 안전 의식을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작업자들은 조회에서 돌아가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른바 '안전 연설'이다. 스스로 무슨 일을 하는지, 작업 시 어떤 점에 신경 써야 하는 지를 많은 이들 앞에서 말로 뱉고 나면 별 생각 없이 임할 때보다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인 매니저와 작업자 등이 함께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안전 이슈에 대해 연극을 준비하기도 한다. 연극에 참여하는 '배우'는 물론이고 '관객' 역시 동료가 펼치는 열연에 큰 관심을 갖고 함께 웃으며 자연스럽게 내용을 구체화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안전 퀴즈 대회, 안전 사서함 운영 등 적극적인 참여를 유발하는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한 소장은 "현장 안전 관리는 안전 감독, 검측, 페널티 부과 등 단순 안전 규정 준수를 넘어서서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로부터 시작 되는 'Bottom-Up' 방식의 안전 문화 장착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N106 현장엔 현재 한 소장을 포함한 한국인 직원은 17명과 협력 업체 현지 인력 등 수십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간 커뮤니케이션 역시 원활한 현장 운영에 중요한 요소라는 게 한 소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월간 공정회의는 현지인 매니저들과 한국인 매니저들이 함께 진행한다. 분기별로는 각팀의 현지 직원들과 회식을 하며 중간중간 관리자와 직원이 팀을 바꿔가며 소통하고 관계를 쌓는 시간을 갖는다. 반기별로는 우수 현지 직원을 우수 성과자로 선정해 동기부여 하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한 소장은 "현지 직원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현지 직원ㆍ한국인 직원 구분없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한 팀으로 일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장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현장 근로자들에게 각자 맡은 일의 가치를 수시로 언급하고 독려하는 일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 말들이 모여 개개인의 자신감과 성취감을 키우고 자신이 맡은 일에 보다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 건설업의 경쟁력에 대한 해답은 N106 현장에 있다는 게 한 소장의 설명이다. 유럽 건설사가 짧아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쌓아온 경험 및 시스템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인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이 설계부터 시공까지 함께 진행하는 '디자인&빌드' 방식에 대한 경험을 보다 많이 축적해야 한다는 것. 한 소장은 "갖춰진 시스템과 전문성 등에선 유럽 기업이 앞설 수 있으나 유럽계 회사들은 설계를 별도로 하거나 최소로 하고 본사는 예산 등에 집중한다"며 "설계부터 시공까지 오너십을 갖고 현장을 이끄는 면을 부각할 수 있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