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도 대출의존도 높아 중소형아파트 수요 위축 전망
금리 민감도 높은 재건축·재개발 등 더 많은 영향 받을 것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을 끼고 집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위축되는 한편, 일부 지역 등을 중심으로는 주택시장 양극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문재인정부 들어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은 LTV·DTI 비율이 40%로 낮아진 데다 9.13대책에 따라 여신은 한층 까다로워졌다"면서 "여기에 상환이자 부담마저 커지고 있어 부동산시장에 고인 과잉 유동자금이 다소나마 줄고, 주택시장의 거래량과 가격움직임이 한동안 둔화될 확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최근 서울지역의 매수 관망에 따른 가격 조정이 현실화된 상태에서 늘어난 이자부담은 대출을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기 점차 어려워지는 구조"라면서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을 끼고 집을 구입하는 공격적인 투자 패턴이 점차 숨을 고를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특히 재건축·재개발 부동산 가격에 여파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박 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곧 국내 시중금리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 재개발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정적 영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혼부부등 실수요자들도 대출 의존도가 높아 중소형아파트에도 수요 위축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어 지역별 주택시장 양극화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전문위원은 "각종 세금과 대출규제로 수요자들의 심리가 냉각된 가운데 금리까지 올라서 당장 가격 급락보다는 거래 절벽속 위축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면서 "일부 인기지역 분양만 몰리는 차별적 양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 랩장은 "여신, 세제, 이자부담이 동시에 증가한 데다 주택공급 과잉 및 지역경기 위축이 동반되고 있어 수도권 일부지역과 지방 주택시장은 복수대출자, 변동금리 대출자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면서 "반면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쏠리고 증여 및 임대사업자 전환 등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예상되는 서울은 일부 한계차주를 제외하고 급매물로 인한 가격 급락요인은 많지 않다"고 관측했다.
지난 3분기 가계대출은 1427조원을 넘어서 1분기(1387조원) 대비 40조원 증가했고, 동기 주택담보대출액은 582조원에서 594조원으로 12조원 늘어났다. 올해 9월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 중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0.26%, 주택담보대출은 0.19%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함 랩장은 "대출상환이 비교적 원만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급격한 시장 위축을 가져올 정도의 충격파는 주지 못 할 것"이라면서 "다만, 부진한 내수, 고용시장의 한파 등 국내 경기둔화와 가격상승을 주도하던 서울집값의 약세,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정부의 수요억제책이 2019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는 면에서 금리인상기 주택시장의 매입 의사결정은 부채 상환능력을 고려해 보다 보수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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