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웃돌던 실업률 하락…작년 경제성장율도 깜짝 증가
프랑스 여당 "모든 점포가 일요일 영업 스스로 선택해야"
"주 35시간만 일하니 일요일 근무도 OK"
[파리(프랑스)=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노동자의 천국' 프랑스는 전 세계적으로 유통 규제가 가장 깐깐한 나라였다. 100년 이상 근로자들의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전 산업에서 일요일 근무를 금지하면서 주요 상권의 일요일은 그야말로 '암흑'이었다. 여기에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규모 유통매장에 대한 출점도 엄격하게 관리했다.
프랑스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는 일요일 영업이 가능한 관광특구를 더 확대하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2015년 프랑스 주요 관광지역 상점의 일요일 영업을 허용하는 등 내용이 담긴 프랑스 경제개혁법인 '마크롱법'이 시행된 이후 프랑스 경제는 눈에 띄게 회복됐다.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프랑스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1.74%로 후퇴했고, 이듬해 4.31% 반등한 뒤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재 프랑스 대통령인 에마뉘엘 마크롱 당시 경제산업부 장관이 노동 분야를 비롯한 강력한 경제개혁 정책을 펴면서 2016년 2.51%까지 추락했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15%까지 회복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0%를 웃돌던 프랑스 실업률도 지난해 9.4%까지 하락했다. 올 연말에는 9.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여당 의원들이 "일요일 영업이 허용된 파리 주요 백화점에선 고용과 매출이 종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면서 상점의 일요일 영업권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이유다.
프랑스상업연합에 따르면 주요 관광특구 소매점의 일요일 영업이 허용된 2016년 일요일 매출 비중은 주중보다 19~26% 증가했다. 방문율도 18~21% 늘었다. 소비자들의 일요일 평균 구매액도 주중보다 13~30% 웃돌았다. 일요일 느긋하게 쇼핑하면서 구매액이 더 늘어난 것이다. 반면 일요일 영업을 안 하는 매장의 경우 매출은 13~21%, 방문율은 12~18% 줄었다.
이 때문에 프랑스 유통업계에서 추가적 영업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 노동부에 따르면 마크롱법 개정 후 근로자 5명 중 1명, 자영업자 37%가 한 달에 적어도 한 번 일요일에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오히려 일요일 영업 확대를 반기는 분위기다. 파리 봉마르셰백화점에서 근무하는 클레머틴(35)은 "주 35시간 근무하기 때문에 일요일에 근무하면 다른 날 쉬면 된다"면서 "일부 직원들은 일요일 근무의 경우 수당을 더 받을 수 있어 선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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