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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⑮] 권기범 "낙제생 처칠의 승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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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 동국제약 부회장

-오너 2세로 30대에 CEO 올라
-인사돌·마데카솔 브랜드 발판 전문의약품 사업 강화 나서
-취임 이후 매출 12배 뛰어…토털 헬스기업 도약 목표
-직원들과 독서토론하며 소통
-아직도 회장 자리는 비워둬

[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⑮] 권기범 "낙제생 처칠의 승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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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 가운데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아낸다."
권기범 동국제약 부회장은 창립 50주년인 올해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제약의 마법'을 설파했다. 권 부회장은 "위대한 변화와 역사는 장애의 요인을 기회의 요인으로 바꿔가는 과정에 있다"며 윈스턴 처칠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처칠은 작은 키, 왜소한 체격에 말더듬증이 있었고 이튼 스쿨 시절 성적은 늘 하위권인 낙제생이었지만, 육군사관학교 입학 후 매일 2시간 이상의 체력 훈련과 5시간 이상의 독서ㆍ연구로 열등감에서 벗어나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면서 "결핍과 장애 그리고 위기를 변화와 성장의 기회로 전환시킨 대표적 사례"라고 언급했다. 제약 업계가 다양한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동국제약은 올해를 터닝포인트로 삼아 중견 제약사에서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30대에 회사 책임져…'겸손과 소통 리더십'= '오너 2세'인 권 부회장은 동국제약 창업주이자 부친인 고(故) 권동일 회장이 작고한 후 2002년 34세에 회사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젊은 나이에 대표이사가 된 그를 향한 시선은 '우려 반 불안 반'이었다.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문화가 지배적이던 제약 업계에서 '30대 최고경영자(CEO)'는 파격이었기 때문이다. 과감한 투자와 결정으로 기반을 마련한 선대 회장의 가업을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했다. 권 부회장은 '겸손과 소통 리더십'으로 세간의 편견을 불식시켜 나갔다.
그는 소통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표이사 취임 후 매월 조회사를 통해 임직원과 소통하는 것은 이제 권 부회장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평소 경영 서적과 인문학 서적을 탐독하는 권 부회장은 제약 업계 다독가로 알려져 있는데, 인상 깊은 구절이나 내용을 발견하면 임직원과 내용을 공유하고 토론을 즐긴다. 임원들에게는 추천서를 선물하기도 한다.

'전승불복 응형무궁(戰勝不復 應形無窮)'. '전쟁에서 승리는 반복되지 않으니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라'라는 '손자병법'의 구절은 권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권 부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 잇몸관리약 '인사돌', 상처치료제 '마데카솔' 등 유명 브랜드에 안주하지 않았다. 조영제(현 동국생명과학으로 분사)를 필두로 한 전문의약품 사업 강화에 나섰다.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수출 사업도 확대해왔다. 2012년에는 헬스케어사업부를 발족시키면서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화장품 신성장동력 부상…'코스메슈티컬' 주도= 일반의약품(27%), 전문의약품(36%), 수출의약품(15%) 등 3대 사업 포트폴리오로 균형 있게 성장해온 동국제약은 헬스케어(22%)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15년 시작한 화장품 사업도 전승불복 응형무궁을 실천한 사례다. '새살이 솔솔'이라는 카피로 상처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한 마데카솔의 이미지를 살려 마데카크림(센텔리안 24)을 선보인 동국제약은 진입 3년 만인 지난해 화장품 매출 585억원을 달성했다. 유독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인 '코스메슈티컬' 열풍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월에는 '마데카크림4'를 새롭게 출시해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대표이사 취임 당시 300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3548억원으로 12배 가까이 훌쩍 뛰었다. 최근 3년간 성장세는 더욱 도드라진다. 2015년 33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501억원으로 50% 증가했다. 마진이 좋은 제품의 고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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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 회장 자리 비워놔…현실에 안주하는 것 경계= 2010년 부회장에 오른 지 10년이 다 돼가지만 그는 아직 '회장' 직함을 달지 않고 있다. 집무실 회의에서는 선대 회장이 앉았던 상석을 아직도 비워두고 있다. 부친에 대한 존경이자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도 극도로 경계한다. 그는 코닥 사례를 들어 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에서 디지털카메라를 가장 먼저 개발한 회사는 아이러니하게도 필름시장을 독점했던 코닥이다. 하지만 필름시장을 위협할 것이라 생각한 코닥은 신기술 개발을 등한시했고 결국 130년 역사의 코닥은 파산에 이르고 말았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도 그가 지켜가는 경영 철학이다. 공장에서는 매월 미소, 인사, 대화, 칭찬 등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미소짱'을 선출해 밝고 긍정적인 기업 문화 조성에 나선다. 본사에서는 같은 부서뿐만 아니라 타 부서 직원들과도 업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도록 모임을 지원한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건장한 긴장감과 철저한 목표의식을 통한 지속 가능한 조직은 권 부회장이 늘 강조하는 기업의 모습"이라면서 "건전한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2025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해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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